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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올해는 적발 없이 작년 부과 차량 소송 기간 가산금 면제..저감장치 부착 차주 배려 ‘취소’ 처분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2월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2월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지난해 서울에서 6일에 걸쳐 시행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위반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이 3만대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FX마진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여파로 대기질이 개선된 결과 올해는 단속이 전무했지만 지난해 적발된 차주 일부가 차량당 10만원씩 부과되는 과태료에 불복하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대기질이 개선된 올해는 단속이 아니라 가산금 면제 처분과 같은 후속 절차로 바쁜 상반기를 보냈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법원 결정이 있기 전 소송 기간에 붙는 가산금은 일괄 면제해주는 조치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간 있었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시기 차량을 운행하다 적발된 5등급 차량 100대와 관련한 과태료 가산금 부과가 면제됐다.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적발된 9459대 가운데 모두 547대의 차주들이 법원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일인지 몰랐다”는 등 이의를 신청함에 따라 서울시가 순차적으로 가산금 면제 처분을 내린 것.

이의 신청자들이 많다 보니 약 100대 단위씩 끊어 면제 처분을 내리고 있다. 만약 과태료가 적법했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위반 차량 소유자는 소송 기간과는 관계 없이 10만원 만 내면 된다.

또 서울시는 저공해조치를 완료한 차량 1724건은 지난 2월 말 과태료 부과를 취소해 줬다.
지난해는 주말을 제외하고 2월 22일과 3월4~5일, 12월10~11일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결과 3만10건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란 지난해 2월 시행된 미세먼지 특별법에 따라 수도권(서울·인천·경기도)에서 2개 시·도 이상이 조건에 부합할 경우 적용되는 조치다. 시행시기가 주말이 아닌한 5등급 차량 운행이 제한된다.

시행 기준은 △당일 0~16시 PM-2.5 평균 농도가 50㎍/㎥ 초과, 다음날 24시간 평균 농도가 50㎍/㎥ 초과 예측 △당일 0~16시 사이 경보권역중 한곳 이상 PM-2.5 주의보 또는 경보 발령, 다음날 24시간 평균 농도가 50㎍/㎥ 초과 예측 △다음날 PM-2.5 24시간 평균 농도 75㎍/㎥ 초과 예측이다. 주말엔 시민 편의를 고려해 차량 운행을 제한하지 않는다.

올해는 주중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지 않아 적발된 차량도 전무했다. 서울시는 대기질이 다시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올 하반기 추가적 단속에 나설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다시 걸리면 단속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동행복권파워볼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선정성 논란.. “드라마화 한 의도 따져 물어야”

[오마이뉴스 오수미 기자]

▲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 SBS
▲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 SBS

“범죄 미화 드라마, 이게 어딜 봐서 가족 드라마죠?”(add*****)
“미성년자 성적대상화 시킨 드라마를 지상파에 방송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pin*******) 
“<편의점 샛별이>는 조기종영 되어야 한다.”(azi******) 

4차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허당기’ 넘치는 점장의 코믹 로맨스를 그린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시청자 게시판에는 연일 이러한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심의위원회에도 수천 건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상파 드라마에 어쩌다 이런 논란이 벌어진 걸까.

이는 사실 예고된 재앙이나 다름 없었다. 당초 지난 1월 원작인 동명 웹툰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부터 이미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탑툰’에서 연재된 웹툰 <편의점 샛별이>는 30대 남성 최대헌이 4년 전 골목에서 만난 여고생 샛별을 편의점 심야 아르바이트생으로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웹툰은 미성년자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로 가득하다. 친구들과 함께 담배를 피고 있는 ‘일진’ 여고생 샛별을 본 대헌은 ‘미래의 룸망주(유흥업소 유망주)’라고 넘겨 짚는다. 웹툰에 교복 치마를 입고 다리를 벌린 샛별의 속옷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는 것은 물론이다. 샛별은 대헌에게 담배를 사다달라고 부탁하는데 이때 거절했던 대헌은, 샛별이 자신의 팔을 붙들고 가슴에 문지르자 결국 못이기는 척 사다준다. 해당 부분에는 “인정한다. 내가 그때 그 애를 적극적으로 뿌리치지 않았음을”이라는 대사가 쓰여 있다. 

이어 원하는 것을 얻은 샛별은 답례로 대헌에게 키스하고, 그날 저녁 대헌은 키스의 순간을 떠올리며 샛별의 연락을 기다린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을 그린 이 장면은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화하고, 여고생에 대한 잘못된 남성 판타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파워볼게임

15세 관람가인 이 웹툰은 이후에도 주인공 샛별에 대한 위험한 묘사를 이어간다. 야간 아르바이트생 샛별은 덥고 편하다는 이유로 가슴이 거의 드러날 만큼 노출이 심한 옷을 고수한다. 대헌은 이에 반대하며 “단정하게 입고 출근하라”고 윽박지르지만, 손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자 다시 점퍼를 벗으라고 말한다. 곧바로 남자 손님들이 들이닥치고 대헌은 아예 샛별의 유니폼을 속옷에 가까워 보이도록 잘라서 제공한다. 이를 보기 위해 남자 손님들은 편의점 앞에 줄을 서고 언론에서도 취재를 하러 찾아올 정도다. “성매매 연상 장면 사용, 게으르고 구시대적인 발상”

▲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 SBS
▲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 SBS

웹툰 <편의점 샛별이>가 지상파 드라마로 제작돼 방송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나타냈던 이유는 이런 내용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명우 PD는 그러한 걱정을 주변에서 많이 들어 알고 있다면서도 “원작 캐릭터의 긍정적인 요소들만 잘 따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 드라마로 만들겠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첫 회는 연출자의 변명을 무색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과거 여고생과 30대 남성의 첫 만남 장면은 담배가 은단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그대로 재현됐다. 키스를 받은 대헌은 연락처를 묻는 말에 홀린 듯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준다. 또 얼굴이 붉어지고 말을 더듬는 등 여고생의 유혹에 한참이나 얼이 빠진 성인 남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드라마는 원작에 없는 성매매 장면을 등장시키기까지 했다. 대헌은 아르바이트생 샛별이 돈을 들고 도망갔다고 오해하고, 그의 집을 찾아간다. 하지만 잘못 찾아간 집은 오피스텔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이었고 대헌은 성매수범으로 경찰에 체포된다. 방 안에는 샤워 가운을 입고 있는 남성과 망사 스타킹을 입은 여성이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 장면은 이야기의 맥락과도 전혀 관계 없는 신이었기에 더욱 많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이윤소 팀장은 “성매매를 묘사하거나 혹은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많은데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 이런 걸 아직도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드라마 요소로 활용하는 건 게으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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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 SBS

드라마 배경이 일상적인 공간인 편의점이라는 점은 특히나 더 문제적이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실제로 성범죄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알바노조’가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4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2.9%가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극 중에서 샛별은 자신을 한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에게 팬서비스까지 선사하며 심야 매출을 최고로 끌어올린다. 이윤소 팀장은 이에 대해 “드라마에서는 위화감 없이 그려졌지만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겐 고통받을 만한 상황이다. 너무 생각없이 드라마를 만드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팀장은 “어딜 봐서 가족드라마라고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문제적인 원작을 굳이 드라마로 만든 이유를 따져 물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일단 원작에서 문제가 될 부분들은 분명히 눈에 띄지 않나. (제작진도 논란이 될 것을) 알았을 텐데 드라마화 한 의도가 무엇인지 따져물어야 한다. 제작진은 순화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순화하지도 않았다. 아침 드라마를 제외하면 현재 SBS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는 <편의점 샛별이>뿐이다. 그나마 하나 있는 드라마를 이렇게 제작한다는 건 ‘지상파에서 드라마라는 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602명 제주 무비자 입국 2년, 그들을 만나 보니
공장 식당 농장 등서 일하며 “한국어·문화 열공”
난민 인정 단 2명.. 대부분 ‘인도적 체류 허가’ 신분
부당해고·차별·사회적 냉소에 고통받기도

예멘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2018년 5월 제주에 온 나집씨가 6월 12일 제주시 천주교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에서 6년 전 포격으로 생긴 팔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제주=서재훈 기자
예멘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2018년 5월 제주에 온 나집씨가 6월 12일 제주시 천주교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에서 6년 전 포격으로 생긴 팔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제주=서재훈 기자

“우리집도 포격으로 무너졌어요!”

지난달 12일 제주시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제주나오미센터)에서 만난 예멘 출신 나집(53)씨는 아직도 ‘6년 전 그날’만 생각하면 몸서리를 친다. 2014년 9월, 예멘 수도 사나의 시민들은 매일 총격과 포격 소리를 들으며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무함마드 알리 알 후티가 이끄는 반군(후티반군)이 예멘 정부와 만수르 하디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 공격에 나섰던 것이다. 현재까지 7년째 이어지는 예멘 내전의 시작이었다. 그때의 시가전으로 사나 시내의 수많은 건물이 파괴됐고, 상당수 시민들이 숨지거나 집과 일터를 잃었다.

나집씨의 목소리는 유난히 컸다. 고함에 가까울 정도였다. 당시 청력을 잃었던 탓이다. 그는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쾅’ 소리가 나더니 집이 무너져 내렸다”며 “본능적으로 재빨리 집밖으로 나왔으나 이마와 팔목, 팔에 부상을 입어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 그 이후엔 사나를 장악한 후티반군의 표적이 됐다. 폭력반대 단체 ‘다르 알 살람(평화의 집)’에서 일했던 전력 때문이었다. “약 4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2018년 5월 가까스로 예멘을 탈출했어요. 오만과 말레이시아를 거쳐 제주로 들어왔죠.” 한 달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 덕분이었다. 나집씨처럼 같은 해 제주를 찾은 예멘인은 총 602명. 대부분 고향에서 삶의 터전을 잃었거나 후티반군의 징집을 거부했던 이들이다.

제주 입도와 함께 맞닥뜨린 건 한국인들의 ‘싸늘한 시선’이었다고 나집씨는 회상했다. 실제로 무슬림의 대규모 이주를 처음 접한 한국 사회에는 ‘예멘인 체류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인터넷 공간엔 근거 없는 소문이 가득했다. ‘무슬림 난민은 다른 종교인한테 폭력을 휘두른다’ ‘예멘 난민들은 테러리스트’ ‘무슬림은 여성을 성폭행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당시 한국리서치의 ‘예멘 난민에 대한 한국사회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예멘인 수용 찬성 입장은 24%에 그친 반면, 반대는 두 배가 넘는 56%로 나타났다.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무려 70만명이 동의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에 도착한 아헤드(가명ㆍ34)씨의 경험담은 좀 더 구체적이다. 지난달 13일 제주 상도동 거리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운을 뗐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우리에 대한) 기사 댓글들을 읽어 봤어요. 한국인들이 우리를 싫어한다는 게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제주출입국ㆍ외국인청의) 교육 내용도 ‘한국 여자를 쳐다보지 말고, 말을 걸면 안 된다’는 내용이었으니, 우리가 (한국인에겐) 경계 대상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 거죠.”

얼마 지나지 않아 아헤드씨는 그러한 분위기를 실감했다. 그는 “한 종교단체가 제공한 아파트에 임시 거주하던 예멘인 12명이 주민회의 반발로 숙소를 옮기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제주 애월읍 소재 펜션에 예멘인 100여명을 수용한다’는 소문이 돌자,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 거부에 나서 결국 해당 계획이 철회됐다는 말을 건네들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일부 예멘인은 외출 시 자신의 사진과 이름, ‘본 예멘인은 교육을 받고 있는 안전한 사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전증’을 목에 걸고 다녔다. 밤에는 외출하지 말라는 교육도 받았다. 모두 ‘한국인들이 무서워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예멘인 수용 반대 목소리의 밑바닥에 깔린 건 결국 ‘무슬림 혐오’다. ‘무슬림은 비이슬람 사회에 침투해 제도와 문화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바꾸려 하고, 여의치 않으면 범법과 집단 행동을 일삼는다’는 선입견이 그 이유다. 한국 사회의 이러한 정서를 의식한 탓인지, 2018년 12월 법무부 제주출입국ㆍ외국인청은 같은 해 상반기 난민 신청을 했던 예멘인 484명 가운데 딱 2명만 난민 지위를 인정해줬다. 412명은 인도적 체류 허가라도 받았지만, 56명은 아예 난민 불인정자가 됐다. 나머지 14명은 신청을 철회하거나, 출국 후 재입국을 하지 않은 경우였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한국에 남은 예멘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지난달 12, 13일 이틀에 걸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찾았다.


“무슬림은 타문화 존중”… 한국에 녹아든 예멘인들 

제주 서귀포시 남원군에 거주 중인 모하메드씨가 6월 12일 기자에게 온 가족의 외국인등록증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뒤로 아들 함자와 아내, 딸의 모습이 보인다. 서귀포=서재훈 기자
제주 서귀포시 남원군에 거주 중인 모하메드씨가 6월 12일 기자에게 온 가족의 외국인등록증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뒤로 아들 함자와 아내, 딸의 모습이 보인다. 서귀포=서재훈 기자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고 서귀포 남원군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모하메드(36)씨. 그를 만난 곳은 그의 아들이 올해 초부터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앞이었다. 아들이 하원을 준비하는 동안, 한국의 첫 인상과 2년간의 제주 생활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모하메드씨는 우선 ‘무슬림은 비(非)이슬람 문화에 배타적’이라는 편견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이슬람은 다른 문화,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사이좋게 어울려 지내라고 가르쳐요. 한국에 왔으니 이곳의 규칙과 법을 지키며 살고 있습니다.”

다음 말을 이어가려던 때, 아들 함자(3)가 아빠에게 달려왔다. 해당 어린이집은 원불교가 운영하는 곳. 모하메드씨에게 ‘혹시 아들이 타(他)종교 교리를 배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종교적 가르침의 내용은 큰 틀에선 비슷비슷해요. 사랑과 베풂의 정신을 배우면 아이 교육에도 좋을 거예요.”

모하메드씨의 집으로 이동했다. 어린이집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 거리였다. 거실과 방 한 칸이 있는 작은 집에 들어서자 그의 아내가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생후 8개월쯤인, 그러니까 한국에서 태어난 딸도 함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아내는 시원한 차 한잔을 대접해 주었다. 살림살이도, 손님을 맞는 모습도 한국의 여느 가정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먼저 제주에서의 일상부터 물었다. 모하메드씨는 “지역 협동조합에서 감귤 박스를 포장하고, 이를 컨테이너에 옮겨 싣는 일을 하고 있다”며 “주5일 일하고 세후 18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다”고 밝혔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월세 45만원(보증금 200만원)도 본인 월급으로 직접 낸다. ‘우리 세금으로 왜 난민이 먹고 사느냐’는 일부의 비난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국 문화에도 적응하려 노력 중이다. 일을 쉬는 매주 금요일, 버스로 왕복 3시간 거리를 오가며 제주나오미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 모하메드씨는 “한국에 왔으니 한국어, 한국 문화를 배우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기회가 닿을 때까지 수업을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

제주시 상도동의 할랄(Halalㆍ무슬림에게 허용된 것) 음식점 ‘아살람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아민(36)씨도 한국 사회에 순조롭게 정착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인 하민경(40)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게다가 하씨는 천주교 신자다. 아민씨는 “아내가 믿는 종교를 존중한다”며 “‘무슬림은 배우자를 무조건 개종시키려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는데, 사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씨도 옆에서 거들었다. “남편은 제가 무교였으면 결혼하지 않았을 거래요. 종교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로 ‘좋은 사람’으로 비쳤나 봐요. 제가 미사를 빠지면 오히려 ‘빨리 성당에 가라’고 재촉할 정도예요.”

제주시 상도동에서 ‘아살람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아민씨가 6월 13일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요리하고 있다. 그는 예멘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제주에 예멘인 최초로 할랄 음식점을 냈다. 제주=서재훈 기자
제주시 상도동에서 ‘아살람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아민씨가 6월 13일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요리하고 있다. 그는 예멘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제주에 예멘인 최초로 할랄 음식점을 냈다. 제주=서재훈 기자

이들 외에도 기자가 만난 예멘인들은 모두 한국사회의 엄연한 일원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일상도 한국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주5일 직장에 나가고, 주말에는 친구들과 여가를 즐긴다. 예컨대 1년째 유리 공장에서 근무 중인 요셉(26)씨는 “한국인 직장 동료들과 축구를 하거나, 한국인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주말을 보낸다”고 했다. 현재 직장 이전에도 식당(3개월)과 농장(6개월)에서 일했는데, 결국 제주에 온 이후 ‘실업자’였던 적은 없었던 셈이다. 

예멘인들이 제주에만 거주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 예멘인들은 육지로 나와 부산, 거제 등에 위치한 공장과 조선소에서 일하며 한국사회에 녹아들었다. 요셉씨는 ‘화합’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슬람교 신자들을 폭력적 집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데, 대다수 예멘인들은 한국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한국인과 예멘인 사이에 싸움이 났다는 얘기는 2년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일부 한국인 차별과 혐오는 여전

물론 한국 사회에 적응하려는 예멘인들의 노력에도 불구, 지금까지도 이들을 배척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일부 존재한다. 심지어 ‘인도적 체류 허가자’라는 불안정한 신분을 악용하는 고용주도 있었다.

오마르(가명)씨는 6월 12일 제주시에 있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를 다녀왔다. 그는 1년 가까이 일했던 한국 음식점에서 최근 부당해고를 당했다. 제주=서재훈 기자
오마르(가명)씨는 6월 12일 제주시에 있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를 다녀왔다. 그는 1년 가까이 일했던 한국 음식점에서 최근 부당해고를 당했다. 제주=서재훈 기자

후티반군의 징집 명령을 피해 제주에 왔다는 오마르(가명ㆍ31)씨의 사례가 그렇다. 지난달 12일 기자와 만나기 직전, 그는 제주시에 있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를 다녀왔다고 했다. 올해 4월까지 일했던 한국 식당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이유였다. 오마르씨는 “지난해 4월 28일 1년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했는데, 사장이 올해 4월 15일 갑자기 일을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는 사회적 약자들이 종종 겪게 되는 일이다. 현행법상 근속기간 1년이 넘으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일부 고용주가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계약기간 만료 직전에 직원을 해고하는 ‘꼼수’를 쓰는 것이다.

오마르씨는 이전 직장에서도 차별을 경험했다고 했다. “아침에 전 직원이 돌아가며 식당 바닥을 청소하는 게 규칙이었는데, 한국인 동료들은 계속 저한테만 그 일을 시켰어요. 또 원래 제 업무는 서빙이었는데, 자꾸 다른 일을 추가하더라고요. 딱히 꼬집어 말할 순 없어도 미묘한 차별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나마 오마르씨는 대놓고 비난을 당한 경험까진 없어서 사정이 나은 편이다. 예멘인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는 곳에선 더욱 노골적인 ‘차별과 비난’의 언어 폭력이 행해진다. 아민씨와 하민경씨의 결혼 소식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이 원색적인 악성 댓글(악플)을 퍼부은 게 대표적이다. “본국에 돌아가면 본처와 자식이 있을 것” “난민이 한국에 정착하려고 한국 여자와 결혼했다” “분명 몇 년 후에 아내를 데리고 본국으로 돌아가 개종시킬 것” 등의 악플이었다. 하씨는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다 잠시 뜸을 들이고는 “남편에겐 댓글 얘기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몰랐으면 좋겠다”면서 “왜 그런 글이 쏟아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민씨에게 향후 아내와 예멘에 살 계획이 있는지 넌지시 물었다. “아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 예멘에서 살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민씨와 그의 아내 하민경씨가 6월 13일 제주시 할랄 음식점 '아살람 레스토랑' 입구 앞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제주=서재훈 기자
아민씨와 그의 아내 하민경씨가 6월 13일 제주시 할랄 음식점 ‘아살람 레스토랑’ 입구 앞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제주=서재훈 기자

“뉴스가 선입견 심어 … 지역사회에 고마울 뿐”

그러나 막상 제주의 예멘인들은 이러한 일상 속 차별과 비난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요셉씨는 “대부분의 한국인은 보도를 통해서 아랍 소식을 접할 수밖에 없는데, 언론에는 이슬람원리주의 무장세력이 주로 노출된다”며 “무슬림에 선입견을 갖게 된 건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씨도 “집을 떠나면 가치가 떨어진다”는 예멘 속담을 들려주며 웃어넘겼다.

오히려 그들은 제주 정착에 도움을 준 한국인들과 지역 사회에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거주 문제를 해결해 준 데 대해선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모하메드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노숙해야 할 상황까지 몰렸는데, 모니카 이모(한국명 권경애)가 우리 가족을 받아줘서 약 4개월간 그의 집에서 지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본인(모니카 이모)이 천주교 신자임에도 하루 다섯 번 기도를 해야 하는 이슬람 문화를 존중해 줬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직장을 구한 뒤엔 현재의 집으로 이사하게 돼 예전만큼 자주 볼 수 없지만, 그는 여전히 권씨를 ‘이모’라고 부르며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다. 그는 집안 곳곳에 놓인 아이 장난감과 가구 등을 가리키면서 “전부 모니카 이모가 준 것”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오마르씨와 나집씨도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쉼터에서 다른 예멘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제주나오미센터의 경우, 한 채당 보증금 100만원을 지불하고 재개발 아파트 15채를 임대했다. 각각의 아파트에는 예멘인 4, 5명이 그룹을 이뤄 월세 30만원을 내며 살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인 거주의 문제를 해결해 준 셈이다.


대다수는 인도적 체류… 난민 혜택은 ‘그림의 떡’

이처럼 지역사회의 도움에다 본인들의 의지도 더해져 기본적인 의식주는 어느 정도 해결한 상태지만, 그럼에도 예멘인들의 생활엔 여전히 제약이 많다. 난민 지위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시행된 난민법에 따르면, ‘난민 인정자’는 교육ㆍ사회보장ㆍ구직 등에서 내국인과 똑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대다수 예멘인들의 신분인 ‘인도적 체류 허가자’는 그렇지 않다. 교육과 복지 혜택은 주어지지 않고, 체류기간(1년마다 갱신)에 한해서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예멘인들이 1년 미만의 계약직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취업 허가를 위해 관리 당국에 지불해야 하는 12만원, 체류기간 연장을 위해 내야 하는 6만원도 은근한 부담이다.

모하메드씨는 “근로소득세를 내는 예멘인들에겐 최소한 보육 혜택만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들의 어린이집을 알아보던 중 겪은 어려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월 180만원을 버는 사람이 생활비 외에 (매달 40만원 이상인) 어린이집 보육료도 감당하긴 힘들더라고요. 저도 세금을 내고 있으니 보육료 지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인도적 체류 허가자들은 안 된다고 하더군요.” 현재 그는 민간단체에서 절반가량의 비용을 지원받아서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모하메드씨가 6월 12일 서귀포시 남원군 자택에서 아들과 딸을 양 팔에 앉고 한글공부 벽그림 앞에 섰다. 아들 함자는 올 초부터 원불교가 운영 중인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서귀포=서재훈 기자
모하메드씨가 6월 12일 서귀포시 남원군 자택에서 아들과 딸을 양 팔에 앉고 한글공부 벽그림 앞에 섰다. 아들 함자는 올 초부터 원불교가 운영 중인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서귀포=서재훈 기자

인도적 체류 허가자는 4대 보험의 혜택도 절반만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과 산재보험 가입만 가능하다. 오마르씨 사례처럼 부당해고 위험에 자주 노출되는 이주민들이 역설적으로 고용보험 혜택 대상에선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 또 무직 예멘인들에게 지역가입 건강보험료는 적지 않은 금액인 탓에 지병이 있는 경우 실직은 치명적이다. 당뇨병이 있는 오마르씨는 “건강보험 지역가입은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낸다”며 “(해고 전 병원에서 받아둔) 한 달치 인슐린이 남아 있는데, 당장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다음달부터 약을 못 살 것 같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난민인정 1.5%… “한국은 난민지위 얻기 힘든 나라”

한국에 대한 아쉬움은 결국 “난민으로 인정받기 너무 어렵다”는 것으로 수렴됐다. 예멘 내전 발발 이듬해인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난민 심사를 받은 예멘인은 총 909명이었는데, 이 중 30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됐다. 시기와 국적의 범위를 넓혀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집계를 시작한 199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전체 난민 신청자 6만8,761명 가운데 난민 지위를 얻은 이들은 1,052명(1.5%)에 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24.8%)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만큼 한국은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까다로운 나라다.

실제로 제주에서 만난 예멘인들은 난민 지위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때면 ‘절박함’을 숨기지 않았다. 인도적 체류허가자들은 한국정부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출국명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헤드씨는 “후티반군의 징집을 거부했기 때문에 지금 예멘으로 돌아가면 죽을 수도 있다”며 “전쟁을 피해 이주해 온 대다수 예멘인들이 왜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난민법상 난민 지위를 획득하려면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받을 수 있다’고 인정돼야 하는데, (예멘인들의 이주 사유인) 전쟁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후티반군의 징집 명령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주장은 다르다. 난민인권네트워크 의장을 맡고 있는 이일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는 “제주에 들어온 예멘인 대다수는 후티반군으로부터 피신한 게 명확하다. ‘정치적 견해에 의한 박해’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물론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들은 심사통보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예멘인들은 이 절차로 결과가 바뀌는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다며 이의신청을 포기했다. 심지어 통역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해당 절차를 인지도 못한 채 신청 기간을 흘려 보낸 이들도 많다.


작은 정세변화에도 불안에 떠는 예멘인들

요셉씨가 6월 12일 제주시 천주교제주교구이주사목센터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서재훈 기자
요셉씨가 6월 12일 제주시 천주교제주교구이주사목센터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서재훈 기자

중동 지역의 정세 변화는 아무리 미묘한 것이어도 예멘인들 사이에선 큰 파장을 낳는다. 예를 들어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후티반군에 휴전을 요청한 것과 관련, 예멘인들은 혹시라도 후티반군이 이를 수용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럴 경우 기존 예멘 정부는 유명무실해지고 후티반군이 예멘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데, 국제적으로는 ‘내전종식’으로 인식돼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휴전이 된다 해도 예멘에는 후티반군이 곳곳에 상주하고 있어요. 징집을 피해 탈출한 예멘인들의 목숨은 여전히 위험해요. 기존 예멘 정부가 제자리를 찾으면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갈 겁니다. 그때까지는 ‘평화의 섬’ 제주에 머물고 싶습니다.” 아헤드씨의 말이다.

봉쇄 장기화에 클럽 영업 힘들어지자 슈퍼마켓으로 문 열어

슈퍼마켓으로 변신한 페루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직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슈퍼마켓으로 변신한 페루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직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 수도 리마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성소수자 나이트클럽이 슈퍼마켓으로 변신했다.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속에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EFE통신 등에 따르면 리마의 나이트클럽 ‘발레토도 다운타운’이 이날 ‘미니마켓 다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화려한 조명이 비추던 실내는 여느 슈퍼마켓처럼 밝아졌고,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무대엔 식료품 선반이 들어섰다.

리마의 부촌인 미라플로레스 지역에 있는 발레토도 다운타운은 페루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이클럽이었다. 직원만도 120명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페루에 격리령이 내려지고 술집과 클럽 등의 영업이 금지되면서 발레토도 다운타운도 영업을 중단했다.

봉쇄 초기엔 단골손님들을 위해 무료로 온라인 나이트클럽을 운영했다. 그러나 봉쇄가 길어지자 돈벌이가 되는 일을 찾아야 했다.

슈퍼마켓으로 변신한 페루 최대 게이 나이트클럽 [AFP=연합뉴스]
슈퍼마켓으로 변신한 페루 최대 게이 나이트클럽 [AFP=연합뉴스]

3개월 넘게 엄격한 봉쇄를 유지하던 페루는 내달 1일부터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할 예정이지만, 술집과 나이트클럽의 영업 재개는 아직 기약이 없다.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었던 발레토도 다운타운은 쌓여있는 식재료 등을 배달해주며 돈을 벌었고 그러다 아예 슈퍼마켓을 열기로 했다.

클럽 매니저인 클라우디아 아추이는 EFE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가족인 직원들에게 일자리를 계속 주는 것이었다”며 “직원들이 사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여줘 고마웠고 감동했다”고 전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춤을 추던 여장 댄서들은 슈퍼마켓 점원으로 변신했다.

반짝이 옷과 하이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님들의 쇼핑을 돕는 ‘드래그퀸'(예술·유희 등을 목적으로 한 여장 남자) 벨랄루 매퀸은 로이터에 “몇 년간 하던 일을 못하게 돼서 처음엔 우울했지만 미래를 위해 새 도전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니마켓 다운타운’은 클럽의 흔적이 남은 독특한 인테리어와 직원들은 물론 생물학적으로 안전한 재료로 만들었거나 혁신적인 제품 등으로도 차별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국방 후임에 박삼득·김유근 거론.. 국정원장엔 임종석·김상균 물망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고심 중인 가운데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후임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공석인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에 “외교안보라인 교체와 맞물려 정경두 장관 교체도 유력하다”며 “육군 출신 인사들을 대상으로 후임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 장관 후임으로는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등이 거론된다. 정의용 안보실장도 교체가 유력한 가운데 김유근 1차장까지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돼 이동할 경우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대대적 개편을 맞게 된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외교안보라인 개편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정부에서는 그동안 국방부 장관이 해군(송영무 전 장관)과 공군(정 장관) 출신이었고 육군 출신은 없었다. 한때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도 거론됐지만 최근 남북 관계가 불안정해지면서 안보 문제에 밝은 육군 출신이 장관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지만 언제든지 긴장 수위를 다시 고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용 실장 후임으로는 서훈 국정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서 원장이 안보실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본인도 희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최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사퇴할 때 이미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파문 등으로 인해 사표 수리 시점이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라인 개편의 마지막 퍼즐은 국정원장이다. 서 원장이 안보실장으로 옮길 경우 국정원장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서 원장 후임으로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임명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임 전 실장 측은 “근거도 없고 출처도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통일부 장관으로는 이인영 의원이 유력하다. 청와대는 최근 이 의원에 대한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정치인 출신 장관이 통일부를 이끌어야 남북 관계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당 원내대표를 맡아 정치력이 있고, 평소 남북 관계에 관심을 가져온 이 의원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안보라인 개편은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 인사가 맞물려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장 후임을 찾지 못할 경우 외교안보 인사 전반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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