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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 통합당 성폭력 대책특위 합류..여권 지지자 사이 비판 여론↑
이 교수, 과거에도 여성 의제 관련한 일이라면 진영 가리지 않아
전문가 “성폭력은 인권 문제, 진영 논리로 접근해선 안 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내 범죄심리학의 대표적 전문가인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가 미래통합당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일부 여권 지지자들 사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파워볼실시간

하지만 이 교수는 여성 의제와 관련한 일이라면 당을 가리지 않고 도움을 줘왔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를 ‘정치적 선택’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성폭력 대책 특위를 발족하고, 위원장에 김정재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와 양금희·서범수·전주혜·황보승희 의원 등 원내·외 위원 11명을 위촉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성폭력 대책 특위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포함한 권력형 성폭력 의혹에 대해 피해 여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기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의 통합당 특위 합류 사실이 알려지자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왜 여성 의제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통합당과 손을 잡았냐는 주장이다.

비판을 넘어선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여성 의제마다 목소리를 내왔던 의도가 결국 정치권 진출이었냐”, “통합당에서 출마하기 위한 발판이냐”와 같은 내용이다. 과거 이 교수가 고(故) 장자연씨 성상납 강요 사건에 대해 덮으라고 했다는 등의 근거 없는 루머도 떠돌고 있다.

이수정 교수를 비판하는 일부 네티즌들. (사진=트위터 캡처)
이수정 교수를 비판하는 일부 네티즌들. (사진=트위터 캡처)

◇이 교수, 과거에도 여성 의제 관련한 일이라면 진영 가리지 않아FX시티

하지만 이 교수는 여성 의제와 관련한 일이라면 당을 가리지 않고 일해왔다.

지난 총선 이 교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를 지낸 정의당 배복주 비례대표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그는 또 ‘여성을 위한 정당’을 표방한 여성의당의 정책 외부 전문가로 자문을 맡기도 했다. 지난 6월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대응 추진단’ 공동추진단장을 맡았다.

이번 통합당 특위 합류도 여성 의제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여성 인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특위에 참여하게 됐다”며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어 당은 중요하지 않다. 민주당이든 어떤 당이든 같은 도움을 제안했다면 응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시장 관련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민주당에선 권력형 성범죄 문제를 제대로 다루기 힘들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교수는 박 전시장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 행태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민주당이 사건 직후 사용했던 ‘피해호소인’이라는 용어에 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21일에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 않는 상황은 전례를 본 적이 없다”며 “피해사실을 원천적으로, 일종의 음모처럼 몰고 가는 그런 태도는 매우 잘못됐다. 왜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2차 피해, 2차 가해행위를 계속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주변에서 한국성폭력 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8개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주변에서 한국성폭력 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 8개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전문가 “성폭력은 인권 문제, 진영 논리로 접근해선 안 돼”동행복권파워볼

전문가들은 성폭력 등 인권 문제에 진영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젠더 문제는 보수·진보라고 하는 진영 논리로 구분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폭력이라는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로서 도움을 주겠다는 것인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보수든 진보든 인권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게 당연하다. 최근 성폭력 문제에 진영 논리로 접근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한국 사회가 당면한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도 “성범죄 피해 여성의 편에 서서 진상규명 등의 활동을 하는데 여야가 무슨 의미가 있고, 진보·보수를 따지는 게 왜 필요한가”라며 “민주당이 자기 뼈를 깎아내는 각오로 진상규명에 나섰다면 이 교수가 왜 굳이 그리로 갔을까. 부끄러움을 아는 지지자들이라면 이 교수를 비난하는 행위는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교수의 행보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네이버 아이디:aly***)은 “이수정 교수의 선택을 지지한다”며 “인권은 초당적이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트위터 아이디: kil***)은 “이수정 교수를 욕하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그럼 이 상황에서 성폭력 대책 특위를 어디서 하겠나.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여성의당은 당석이 없다. 가해자 뜻을 받들겠다며 현수막을 걸었던 민주당에 갈 순 없지 않나. 이렇게 만든 건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계약 갱신 시 알아야 할 점 문답풀이
올겨울 계약 만기면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서둘러야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됨에 따라 이제 세입자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에게 계약을 한번 갱신하자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집주인이 계약 갱신에 응하면서 전세를 반전세로 바꾸자고 요구한다면 응해야 할지, 그런다고 했을 때 월세를 어느 정도까지 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세입자가 많다.

임대차 3법 시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대차 3법 시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선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를 월세로, 혹은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자는 집주인의 요구에 세입자가 무조건 응할 필요는 없다.

갱신되는 임대차 계약은 기본적으로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임대료는 직전의 5%까지 올릴 수 있을 뿐이다.

세입자가 양보해 그렇게 응한다고 해도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해 적정한 월세 수준을 직접 계산해 보는 것이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이다.

또 계약 만기가 올해 12월 10일 이후부터 내년 초에 걸쳐 있다면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12월 10일을 기점으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이 만료 전 1개월에서 2개월로 바뀌기 때문이다.

1일 예시를 통해 계약 갱신 시 알아야 할 내용을 문답으로 풀었다.

— 계약 갱신을 하려는데 집주인이 보증금 4억원짜리 전세 보증금을 4억5천만원으로 올리자고 한다.

▲ 집주인이 추가해 받을 수 있는 보증금 한도는 4억원의 5%인 2천만원이다. 갱신된 계약의 보증금은 4억2천만원을 넘을 수 없다.

— 집주인이 계약을 갱신해주는 조건으로 전세를 반전세로 바꾸자고 한다.

▲ 세입자가 싫으면 거부하고 전세를 고수하면 된다.

— 전세를 반전세로 바꾸기로 동의했는데 집주인이 보증금 4억원짜리 전세를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50만원짜리로 바꾸자고 한다.

▲ 전월세전환율을 써서 적정한 월세 수준을 계산해봐야 한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로, 법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3.5%’로 돼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0.5%니 전월세전환율은 4.0%다.

임대료를 상한인 5%까지 올린다고 하면 기존 전세 보증금 4억원은 5% 올라 4억200만원이 된다. 여기서 새로 정한 보증금 1억원을 뺀 3억2천만원을 월세로 전환하면 된다.

3억2천만원에 전월세전환율 4.0%를 적용하면 1천280만원이고, 이를 다시 12로 나눈 106만6천666원이 적정한 월세다. 집주인이 제시한 150만원의 월세는 법적 상한을 넘는 것이다.

임대료를 올리는 계산을 할 때 정부의 등록임대 정보 사이트인 ‘렌트홈'(https://www.renthome.go.kr/)에서 임대료인상률 계산기를 쓰면 편리하다.

— 계약 만기가 12월 8일인데 언제까지 계약 갱신을 청구하면 되나.

▲ 한 달 전인 11월 8일 전에 하면 된다. 현재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기간은 계약 만료 6개월~1개월 전이다. 그날을 넘기면 만기까지 한 달이 남지 않아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없다.

서울 마포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마포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계약 만기가 내년 1월 20일이다. 그러면 마찬가지로 한 달 남은 올해 12월 20일까지 계약갱신을 청구하면 되나.

▲ 아니다. 12월 10일을 넘긴 시점에서는 갱신하려 해도 안 된다. 법 내용이 12월 10일부터 일부 바뀌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기간이 계약 만료 6개월~2개월 전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12월 10일이 지난 시점에선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려면 만기부터 2개월은 남아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12월 10일 이후부터 내년 초까지 만기가 도래하면 좀 더 넉넉히 시간을 갖고 계약 갱신을 청구하는 것이 좋다. 만기까지 6개월 이하로 남은 시점부터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

— 계약을 갱신하면 무조건 2년을 다 채워야 하나.

▲ 그렇지 않다. 세입자는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단, 집주인이 통지받은 지 3개월 지나야 통지의 효력이 발생하기에 세입자는 3개월의 여유는 갖고 통보해야 한다. 만약 세입자가 갑자기 바로 나간다면 3개월 치 월세를 내야 한다.

여학생 2명에 음란물 보낸 중2 남학생
행정심판위 “가해학생 출석정지 부당”
“피해학생 보호 위해 전학 필요” 주문
법원 “심각한 범죄” 보호관찰 1년 선고
피해학생 父, 가해자 부모에 ‘용서문자’
“전화위복되길 바라는 마음..민사포기”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교육청 전경. [사진 전북도교육청]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교육청 전경. [사진 전북도교육청]



“멀고 긴 터널…많은 걸 깨달았을 것”
“A군이 이 일로 인해 전화위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피해 여학생 2명) 양쪽 집 다 민사소송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북 전주 모 중학교 2학년 A군(13)으로부터 새벽에 ‘음란물 공격’을 당한 같은 학교 친구 B양(13·여) 아버지가 지난달 29일 A군 부모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다. “A군도 힘든 시간을 보내며 많은 걸 느끼고 깨달았을 것”이라면서다. 이른바 디지털 범죄 피해를 본 여학생들의 부모가 가해 학생과 그 부모를 용서한 셈이다. B양 아버지는 “참 멀고도 긴 터널을 지나온 시간이었다”며 “A군 부모님도 저희와 똑같은 시간을 보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달 9일 전주지법 소년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군에게 “심각한 범죄”라며 보호관찰 1년을 선고하고, 수강 명령 40시간과 피해자 접근 금지 처분을 내렸다. A군은 지난 1월 16일 오전 3시부터 9시까지 익명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휴대전화 앱을 통해 같은 학교, 같은 학년에 재학 중인 B양 등 2명에게 “성관계하고 싶다”는 취지의 메시지와 음란 사진 등을 수차례 보낸 혐의다. 경찰은 지난 4월 말 A군을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전주지검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가해자가 14세 미만 촉법소년임을 고려해 A군을 지난 5월 전주지법 소년부에 넘겼다.


피해 부모들 “출석정지 15일 웬 말” 반발
당초 B양 등 피해 학생 부모들은 A군 부모를 상대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뒤 그 위로금을 받아 성범죄예방센터 등에 기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가 A군에게 전학 조처를 내리자 마음을 바꿨다.

지난 5월 12일 전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는 A군에게 “가해 학생의 행동이 지속해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특별 교육 12시간과 출석 정지 15일 등의 조처를 내렸다. 이에 피해 학생 2명의 부모는 지난 6월 10일 “학폭위가 가해 학생에게 전학 조치 대신 보름간 출석 정지 등을 결정한 건 솜방망이 징계”라며 전북교육청에 전주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출석정지처분 취소청구’를 제기했다. “학폭위 회의 과정 중 사안 조치가 감경됐고, 성범죄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가 안 돼 위법·부당하다”면서다.

1일 행정심판 재결서에 따르면 전북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이하 행심위)는 지난달 15일 “출석 정지 15일을 전학으로 변경하고, A군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주문했다. “출석 정지 15일을 교내 봉사 조치로 감경해 달라”는 A군 측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주교육지원청에서 B양 측에 보낸 전북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 조치 결정 통보서. [사진 B양 부모]
전주교육지원청에서 B양 측에 보낸 전북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 조치 결정 통보서. [사진 B양 부모]



“얼굴만 봐도 두려워해” vs “일시적 일탈”
양측 주장은 극명히 엇갈렸다. B양 등은 “가해 학생이 학폭위에 참석하지 않고 반성문도 제출하지 않은 점을 볼 때 진심 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학폭위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같은 학교에서 ‘서로 잘 지낸다’고 했으나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을 보면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두려움에 떨어 피해 다니고 있어 가해 학생의 전학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A군 측은 “사춘기 청소년의 성적 호기심과 익명성이 보장될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에서 나온 일시적 일탈이지만 교육과 상담을 통해 학교생활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성적인 폭력 행위를 실제로 할 의도도 없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음란한 문자를 보낸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군 측은 또 “피해 학생들의 가족이 각종 언론에 이 사건을 제보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주교육지원청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청원을 올리는 과정에서 A군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가 노출돼 정서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행심위는 “학교폭력 중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심의할 때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피해 여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 B양 등 여학생 2명에게 새벽에 음란물을 보낸 혐의로 법원에서 보호관찰 1년 등을 선고받은 전북 전주 모 중학교 2학년 A군(13)에 대해 전주교육지원청 학폭위가 내린 출석 정지 15일을 전학 조치로 바꾸라는 주문이 담긴 행정심판 재결서. [사진 B양 부모]
같은 학교, 같은 학년 B양 등 여학생 2명에게 새벽에 음란물을 보낸 혐의로 법원에서 보호관찰 1년 등을 선고받은 전북 전주 모 중학교 2학년 A군(13)에 대해 전주교육지원청 학폭위가 내린 출석 정지 15일을 전학 조치로 바꾸라는 주문이 담긴 행정심판 재결서. [사진 B양 부모]



“성폭력 사건, 가해자·피해자 분리 최우선”
행심위는 “B양 등은 음란 사진과 음담패설 메시지를 받은 후 수치심을 느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학교에서 A군을 마주치는 것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인다”며 “전주교육지원청은 어린 피해 학생들의 이런 심리를 면밀히 관찰해 A군과의 공간적·물리적 분리 여부를 최우선으로 고민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학폭위 회의록을 살펴보면 가해 학생에게 충분히 사과할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보거나 막연하게 화해를 하면 피해 학생들이 가해 학생에 대해 갖는 두려움이 사라질 것으로 판단해 결과적으로 전학 조치가 출석 정지 조치로 감경됐다”며 “과연 피해 학생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이해했는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행심위는 “(A군에 대한) 전학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피해 학생들에게 2차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점, 이 사건으로 인해 신상이 알려져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교육 환경 전환이 필요해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전학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주교육지원청에 대해서는 “교육단체 등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판단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사정 등에 비춰보면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교육적 차원의 접근만을 강조해 성폭력 피해 학생 보호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B양 아버지는 해당 메시지에서 “(A군 부모님이) 잘못 알고 주장한 내용을 보고 억울해서 아이들 일이 끝나면 법으로 바로잡으려고 변호사님과 말을 끝내 놓은 상태였으나 더 깊이 생각해 보니 아이들에게 또 한 번 상처 줄까 염려돼 모든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민사소송 위로금은) A군을 위해 쓰였으면 하는 게 (피해 여학생) 양쪽 집 의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일이 꿈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꿈이었다고 (생각을) 바꾸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훗날 진짜 꿈이 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소망을 가져 본다. A군 가족도 그 소망의 꿈을…”이라며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한 달째 침묵하는 윤석열

마스크를 쓴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마스크를 쓴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초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의해 채널A 의혹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한 뒤로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그 사이 검찰 내에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고소 사건 유출 의혹, KBS 오보 관련 ‘검언유착’ 논란, 검경수사권 조정에 이어 채널A 사건을 둘러싼 검사들의 ‘육탄전’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윤 총장은 여전히 두문불출이다. 검찰 내·외부에선 “검찰이 손발을 묶이고 ‘식물총장’이란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오는데 윤 총장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지 궁금하다”는 말이 나온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윤석열 총장의 침묵”이라며 “검찰이 완전 괴멸 직전이고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이 전면 붕괴될 처지인데 윤 총장은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틀 뒤 메시지 낼 것”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오는 3일 열리는 신임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한다. 정례적인 행사이지만, 윤 총장은 이 자리를 빌려 최근 뒤숭숭한 검찰 분위기 등에 대해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아예 폐지하는 내용의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안으로 인해 검찰 내부 통신망에는 200개가 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런 여론을 윤 총장도 모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 중간간부급 검사는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사법 체계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니 검사들도 이에 대비하고 개혁에 임하라는 당부가 주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흔들고 권력 수사를 방해하는 세력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담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윤 총장은 공식 석상 등에 설 때마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내 왔다. 지난 2월 정권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참석한 신임검사 임관식에서는 “검찰을 힘들게 하는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같은 달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생명이고 검사가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며 소신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측근 한동훈 몸싸움, 입 열면 부적절”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한동훈 검사장.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한동훈 검사장. [뉴스1]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윤 총장은 최근에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 자신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수사팀을 이끄는 정진웅 부장검사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인 일이 대표적이다.

이를 두고 검사들 사이에선 “부장검사가 검사장을 폭행했다는 ‘하극상 논란’이 벌어졌는데 검찰 조직의 총책임자로서 이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공정하게 사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도 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 검사장이 연루된 만큼 섣부른 개입은 또 다른 공정성 시비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추 장관이 이번 폭행 사건에 입장을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사는 “추 장관이 채널A 사건에서 윤 총장을 완전 배제한 것은, 결국 자신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인권수사를 강조하던 추 장관이 왜 폭행 논란에 대해선 침묵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사·조직개편 ‘의견 조회’ 없어
윤 총장의 침묵에 대해 다른 검사는 “법무부 등이 대검을 공공연히 ‘패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초 7월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검찰인사위원회가 전날 취소되기 직전까지도 법무부는 대검에 검찰 인사 관련 의견 조회를 해오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가 준비 중인 대규모 검찰 직제 개편도 마찬가지다. 대검찰청 차장검사급 보직을 폐지하는 등 축소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대검 실무진에 의견을 달라는 공문이나 구두 요청은 현재까지 없다.

대검은 권력기관 개혁안 등은 세부 내용이 정해지면 그때 입장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이 오는 3일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법무부 등과 협의해 나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대만 스파이” “꺼져라, 돌아오면 두들겨 팰 거다” 」

좡주이가 남편 짐 멀리낙스 총영사와 찍은 사진.[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좡주이가 남편 짐 멀리낙스 총영사와 찍은 사진.[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최근 한 여성의 SNS에 중국 네티즌들이 ‘댓글 폭탄’ 세례를 하고 있다. 5달 전만해도 중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이다. 격화된 미·중 갈등 속에 여성이 설 자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여성의 이름은 좡주이(莊祖宜).

[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대만에서 태어나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수재. 가수이자 요리사,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팔방미인이다. 지난 2017년 남편을 따라 중국 쓰촨성 청두로 왔다. 이후 현지 생활을 SNS에 올리며 많은 중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웨이보 팔로워는 58만 명이 넘는다.


문제는 좡의 남편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란 점이다.

좡주이가 남편 짐 멀리낙스 총영사와 찍은 사진.[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좡주이가 남편 짐 멀리낙스 총영사와 찍은 사진.[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짐 멀리낙스 총영사다. 맞다. 그곳이다. 중국 정부가 폐쇄 조치를 내린 곳.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 폐쇄에 반발해 맞붙을 놓은 장소다. 멀리막스 총영사를 비롯한 미국 직원들은 지난달 27일 철수 작업을 모두 마쳤다. 그런데 철수 작업을 전후해 부인인 좡씨의 SNS에 중국 네티즌의 험악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좡주이 웨이보 캡처]
[좡주이 웨이보 캡처]

중국 네티즌은 좡씨가 지난 1일 웨이보에 쓴 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남편의 총영사 임기 만료로 3년만에 중국을 떠나게 되면서 쓴 글이다. 좡씨는 지난 2월 일을 회상했다. 그의 가족은 당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원치 않게 청두를 급히 떠나야 했다.

좡씨는 웨이보에 “(당시엔) 유대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로부터 몸을 숨기고자 집을 나설 때 우리와 같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곧 돌아올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머릿속에서 감정을 떨쳐냈다”고 적었다. 그런데 또 청두를 떠나야해서 아쉽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얼핏 읽으면 중국과 코로나19를 나치로, 좡씨와 가족들은 박해를 피해 탈출한 유대인으로 묘사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었다.

[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좡주이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글을 올릴 당시엔 중국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일부 팬은 “당신이 곧 청두로 돌아오길 기원한다”며 응원 메시지까지 SNS에 남겼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인가.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상황은 지난달 24일 급변한다.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전격적으로 요구한 직후다. 중국 내 반미감정은 최고조로 치닫게 됐다. 더구나 맞대응 성격으로 중국 정부는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결정했다.

청두주재 미국 총영사의 부인 좡주이. 20일 전까지 문제없던 그의 글은 중국 네티즌에게 분노를 유발하는 망발로 돌변했다.

좡주이 웨이보.[좡주이 웨이보 캡처]
좡주이 웨이보.[좡주이 웨이보 캡처]

일부 네티즌은 과거 좡씨가 웨이보에 올렸던 글에서 못마땅한 부분을 퍼 날랐다. 그가 과거 “일주일간 남편과 대만에 머무르며 우육면을 먹지 못해 너무 아쉽다” “청두 우육면은 대만 우육면보다 맛이 별로다”라고 한 것을 언급했다. “스파이” “대만 독립주의자”라고 비난했다.

한 네티즌은 “스파이들은 이 나라에서 나가라. 너의 남편과 부하들이 티베트와 신장(新疆)에 관해 스파이 짓을 해왔다는 것을 몰랐냐”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 글에는 2만 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좡씨를 옹호한 중국인도 공격을 받았다.

천타오가 웨이보에 올린 좡주이 관련 글. [팡팡 웨이보 캡처]
천타오가 웨이보에 올린 좡주이 관련 글. [팡팡 웨이보 캡처]

인터넷 매체 둬웨이에 따르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던 천타오(陳濤)는 지난달 27일 웨이보에 ”내가 느끼기에 좡쯔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중국인이라고까지 생각했다”며 “운이 나쁘게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좡쯔이의 발언이 비록 조금 과격했지만, 나는 그를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 역시 성난 중국 네티즌의 공격을 받았다. ‘인간쓰레기’, ‘쓰레기’ 등의 막말이 천타오에게 쏟아졌다.

중국 작가 팡팡.[중국신문망 캡처]
중국 작가 팡팡.[중국신문망 캡처]

보다 못한 중국 작가 팡팡(方方)이 다음날 웨이보에 “이 주방장(천타오)의 인생은 얼마나 불쌍한가, 그의 SNS를 보라”고 천타오를 거드는 메시지를 올렸다.

[팡팡 웨이보 캡처]
[팡팡 웨이보 캡처]

팡팡은 지난 1~4월 후베이성 우한의 코로나19 참상을 일기로 고발해 일부 중국 네티즌에게 ‘반역자’로까지 몰렸던 인물이다. 팡팡 역시 네티즌의 공격을 피하진 못했다.
좡씨는 중국에 우호적이었다.

좡주이가 지난달 28일 올린 웨이보 글. [좡주이 웨이보 캡처]
좡주이가 지난달 28일 올린 웨이보 글. [좡주이 웨이보 캡처]

올해 초 홍콩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한 의견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시위가 격렬해지자 시위 참가자들을 향해 SNS로 “자유의 특권을 누린다고 해서 분리주의자에게 공개적으로 총알받이가 되라고 요구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당시 이 글은 중국 네티즌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네티즌에게 ‘미국 또는 대만의 스파이’ 취급을 받는 신세다. 총영사관 폐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해 빚어진 일이다.

극한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에 사는 미국인, 미국에 사는 중국인 모두 살기가 어려워졌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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