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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접촉에 확진

쿠팡 물류센터 /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쿠팡 물류센터 /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쿠팡은 15일 인천동구 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통보를 받고 ‘인천2배송캠프’를 즉각 폐쇄 조치했다고 밝혔다.파워볼게임

확진자는 인천2캠프를 방문한 플렉서로, 마지막 방문일은 12일이며 14일 코로나 검사를 받고 15일 새벽 확진 판정받았다.

해당 플렉서는 함께 거주하는 가족이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를 접촉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해당 플렉서도 코로나 검사 후 양성으로 밝혀졌다.

쿠팡은 보건당국으로부터 확진자 통보를 받은 즉시 인천2캠프를 폐쇄하고 추가 방역을 실시하는 한편 방문자 등에게 문자와 구두 통보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렸다.

쿠팡은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 근무자들 및 방문자들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

산림청, 무궁화축제 30주년 기념 디자인 공개
이태리 디자인 거장 멘디니 작업
꽃 특징·역동성 담아.. 대중화 기대
공익목적 누구나 사용 허용 계획

산림청이 공개한 무궁화 디자인. 지난해 작고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작업 했다. 보통의 무궁화 이미지와 달리 잎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암술이 곡선을 그리며 나팔 모양으로 뻗어 나와 한국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이 공개한 무궁화 디자인. 지난해 작고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작업 했다. 보통의 무궁화 이미지와 달리 잎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고, 암술이 곡선을 그리며 나팔 모양으로 뻗어 나와 한국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산림청 제공

“이 꽃이 무슨 꽃으로 보이십니까?”

10명에게 물으니 5명이 진달래라 했고 두 명은 코스모스라 했다. 세 명은 무궁화라고 답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꽃 중앙 방사형 무늬가 무궁화와 비슷하다”고 했다.실시간파워볼

그렇다. 이 그림은 ‘우리나라 꽃’ 무궁화를 새롭게 해석한 디자인이다.
선뜻 와 닿지 않는다. 무궁화 종류는 300가지가 넘지만, 흔히 한국인이 생각하는 무궁화는 다섯개의 둥그런 꽃잎 가운데 단심(진한 색 방사형 무늬)이 있고, 굵고 긴 암술대가 곧게 솟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 디자인 속 무궁화는 꽃잎의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데다 암술 끝이나팔 모양이다.

이 꽃의 정체는 무엇인가.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이런 무궁화를 그렸나.

◆디자인 거장과 무궁화의 만남

이 무궁화는 이탈리아 디자너이자 건축가인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작품이다. 디자인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와인오프너 ‘안나G’, 고풍스러운 의자에 강렬한 원색 무늬를 입힌 ‘프루스트 의자’, 손자를 위해 디자인한 조명 ‘아물레토’ 등 작품으로 유명하며 한샘·LG전자·SPC 등 기업과 협업하는 등 한국과 인연도 깊다. 지난해 88세의 나이로 작고해 이 무궁화는 그의 유작이 됐다.

(위)이탈리아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2019년 초 자신의 밀라노 작업실에서 디자인하는 모습. 비에이컴퍼니 제공

(아래) 멘디니의 대표작 프루스트 의자(1978)와 알레시의 와인오프너 안나G(1993).

멘디니는 2018년 한국 산림청으로부터 이번 프로젝트를 의뢰받았다.

당시 산림청은 ‘한국인에 친근하고 세계인에 사랑받는 무궁화’를 목표로 새로운 도전을 꾀하고 있었다. 미국의 성조기, 일본의 벚꽃이 다양한 디자인 상품으로 일상 곳곳에 스며든 것처럼, 무궁화를 친숙하게 만들고 나아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계획이었다.

보편성을 띠면서도 한국 무궁화의 정체성을 갖춘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산림청은 거장의 감각을 빌리기로 했다.멘디니는 흔쾌히 응했다. 이탈리아를 수차례 방문하며 멘디니와 산림청의 가교 역할을 했던 이현영 비에이컴퍼니 대표는 “그는 한 나라의 상징을 디자인하는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했다”며 “신중했고 6개월간 많은 열정을 쏟았다”고 전했다.

작업 전 연구에 오랜 공을 들이는 멘디니는 수백장의 무궁화 사진을 살폈다. 무궁화의 학명인 히비스커스(Hibiscus)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대부분 외국종이 노출되기 때문에 산림청에서 제공한 한국 무궁화 사진을 참고했다.파워사다리

디자인은 멘디니가 연필로 직접 그렸다. 첫 결과물은 무궁화 박사들로부터 “전혀 무궁화 같지 않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에 한국 무궁화의 특징과 정체성을 더 부각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다듬었다. 세 차례 수정을 거쳐 지금의 모양이 탄생했다.

이 대표는 “멘디니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한국의 역동성을 담은 무궁화를 표현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산림청은 “조형 요소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참신한 디자인 개발을 통해 무궁화가 국민들의 삶 속에 더욱 친근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인식되고 사랑받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멘디니의 무궁화 디자인을 적용한 색동 에코백(왼쪽)과 운동복.
멘디니의 무궁화 디자인을 적용한 색동 에코백(왼쪽)과 운동복.

◆“무궁화 맞나” vs “시도 자체가 긍정적”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산림청 내부에서도 여론이 갈렸다. 나라꽃을 외국인이 디자인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결과물이 공개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너무나 파격적인 무궁화의 변신에 “무궁화가 아닌 것 같다”,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이 디자인을 적용한 샘플 상품이 나온 뒤엔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한 산림청 관계자는 “실제 디자인 상품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니 더 무궁화처럼 보였고 무엇보다 예뻤다”면서 “무궁화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왼쪽부터)멘디니의 무궁화 디자인을 적용한 텀블러, 명함지갑, 휴대전화케이스.
(왼쪽부터)멘디니의 무궁화 디자인을 적용한 텀블러, 명함지갑, 휴대전화케이스.

전문가들은 “결과물은 아쉽지만 시도는 좋았다”고 평했다.

권영은 무궁화박물관장은 “잎이 다섯개라고 하는데 여섯개처럼 보이고 암술 모양이 한국 무궁화와 다르다”며 “같은 과이지만 다른 꽃인 하와이 무궁화와 비슷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가 기관이 나서 참신한 디자인으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려 노력한 점은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무궁화에 대한 선입견과 딱딱한 이미지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되면 무궁화가 대중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만 신구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국가 상징을 대중화하려는 노력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한눈에 무궁화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어, 무궁화네. 그런데 무궁화가 이렇게 예뻤어?’라고 느끼는 것과 ‘어, 예쁘네. 그런데 이게 무궁화라고?’”라고 느끼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국가 상징이라면 전자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름이면 세계인들이 하와이 무궁화가 프린트된 옷을 많이 입고 다닌다”며 “무궁화가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으려면 한국 무궁화의 특징이 뚜렷한 디자인 소스를 많이 개발하고 오픈해 다양한 제품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산림청은 올해 무궁화 축제(매년 8월 15일)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3월 이 디자인을 공개했다. 아울러 공익적 목적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소스를 개방할 계획이다. 올해 무궁화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취소됐다.

◆민족의 역사 함께한 꽃…“법적 ‘국화’돼야”

무궁화는 7월초부터 9월말까지 약 100일간 매일 새로운 꽃을 피운다. 나무 한 그루에서 많게는 한 해에 수 천 송이 꽃이 피어난다. 이 때문에 무궁화는 근면, 창조, 희망, 은근과 끈기를 뜻하기도 한다.

원산지는 인도 북부에서 중국 서남부, 또는 우리나라 서남부까지 이르는 동북아시아 대부분 지역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품종은 전 세계 300종이 넘는데, 국내에서 개발된 것만 130종 이상이다.무궁화가 한민족과 역사를 같이한 꽃이라는 사실은 고문헌에 등장한다. 고대 중국의 지리서 ‘산해경’ 등은 한국을 무궁화동산으로 묘사했다. 발해의 사서인 ‘조대기’에는 고조선 이전, ‘단군세기’ 및 ‘규원사화’에는 고조선 시대의 무궁화에 관한 기록이 있다. 

(왼쪽부터) 독립선언서, 무궁화자수도(한서 남궁억 선생 창안), 국혼웅비도(다섯사랑운동중앙회, 1985). 
(왼쪽부터) 독립선언서, 무궁화자수도(한서 남궁억 선생 창안), 국혼웅비도(다섯사랑운동중앙회, 1985). 

무궁화가 ‘나라 꽃’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다. 남궁억 선생이 무궁화 보급을 통한 독립운동을 펼쳤고, 독립운동가들이 무궁화를 상징으로 내걸면서 무궁화는 광복과 겨레의 얼을 대표하는 꽃으로 자리 잡았다.정부도 무궁화를 국가 상징으로 인정한다. 행정안전부는 홈페이지에 무궁화를 국가 상징으로 소개하고 있다. 국장과 국새, 삼부 마크에 무궁화가 그려져 있다. 국기의 깃봉은 무궁화 꽃봉오리 모양이다. 무궁화는 애국가의 후렴구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국기에 관한 법률과 달리 ‘무궁화를 국화로 한다’는 법률은 없다. 무궁화는 법적으로 국화가 아니다.

2016년 12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무궁화 진흥을 위한 법적 근거가 처음 마련됐지만, 그 역시 ‘역사적ㆍ문화적 가치가 있는 무궁화’라고 적고 있을 뿐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지난 6월 무궁화를 국화로 지정하는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 제정법’을 발의했다. 19, 20대 국회에 이어 세 번째다. 매년 8월 8일을 무궁화의 날로 정하고 초·중학교 학생에 대한 국화 교육을 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래통합당 홍문표 의원도 무궁화가 한국의 국화라는 점을 명시하고 무궁화 관리·보급에 국가 예산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한민국 나라꽃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김포=뉴시스] 정일형 기자 = 경기 김포서 여의도 순복음교회 교인인 30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는 마산동 한강센트럴블루힐아파트에 거주하는 A(30대)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교인으로, 전날 인후통 증상으로 김포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통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A씨의 주거지 등에 소독을 완료하고 접촉자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포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모두 70명으로 집계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ih@newsis.com

SPC그룹이 또 불법 파견 의혹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브랜드 던킨도너츠가 도넛을 생산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업체를 사실상 한 회사처럼 취급했다는 건데요. SPC의 국내 1위 제빵 프랜차이즈 업체 파리바게뜨가 제빵사 5천여 명을 불법 파견했다는 이슈가 제기된 때가 2017년 6월이었으니까요. 3년 만에 비슷한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센터장 지적 사항에 개선책 마련하라”

던킨도너츠 안양공장에서는 매일 도넛 20만개 가량이 생산돼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있는 던킨도너츠 점포들에 공급되고 있는데요. 비알코리아는 이 공장에서 도넛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하나산업이라는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어 도넛을 납품받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10일, 당시 비알코리아 생산담당 안 모 상무는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시찰에 나섰습니다. 물론 하도급을 준 하나산업이 제대로 도넛을 만들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상무님의 맘에 안드는 구석이 좀 있었나봅니다. 안 상무는 하나산업 측에 “1주일간 ‘못난이 감자링’의 불량데이터를 취합하라”고 했고, “도넛 만들고 나면 장비를 제대로 청소하고 작업장 주변 정리정돈도 제대로 하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장비는 분해해 처리하라”고도 하셨더라고요.

당시 비알코리아 QA팀(품질보증팀) 박 모 차장은 하나산업 측에 ‘센터장님 현장 점검 내용 공유 및 개선일자 회신 요청’이라는 메일을 보내, 이틀 뒤인 6월 12일 오후 3시까지, 안 상무의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일정을 보내달라고 요구합니다.

이보다 사흘 앞선 6월 7일에는 비알코리아 측에 도넛을 납품하는 다른 협력업체 진영산업으로부터 메일이 들어옵니다. ‘센터장님 방문 개선 피드백’이라는 메일이었는데요. 6월 3일에 안 상무가 대전 신탄진 공장에 시찰을 가 지적한 내용에 대해 진영산업이 개선방안을 내놓은 겁니다. 여기서 안 상무는 “‘바삭한 포테이토 먼치킨’이 중량이 좀 모자라다”, “‘회오리 감자도넛’의 크기가 좀 작다”는 지적을 합니다. 안양공장과 마찬가지로 “생산 시설 내에 찌든 때를 제거 하라”, “미사용 장비 이동시키라”는 말씀도 하셨고요. 진영산업은 이에 대해 “발효나 반죽 온도를 잘 확인하겠다”, “찌든 때를 제거했고, 미사용 장비를 옮겼다”는 등의 조치사항을 보고합니다.

아마 안양공장의 사례처럼 비알코리아 QA팀으로부터 ‘센터장님 현장 점검 내용 공유 및 개선일자 회신 요청’이라는 메일을 받았을 테고, 비알코리아가 제시한 데드라인에 맞춰 진영산업이 개선 내용을 보고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지 못하게 하는 건 당연한 일 아냐?

일견 당연한 일로 보입니다. 비알코리아가 자신들의 브랜드인 던킨도너츠라는 이름을 달고 나가는 제품에 대해 품질관리를 해야 하니까요. 만약에 소비자들이 던킨도너츠를 먹고 실망했다면, 비알코리아를 비난하지 실제 도넛을 만들었던 협력업체를 나무라지 않겠죠. 제 기사에 대한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제품 및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서 더 좋은 거 아닌가”, “품질관리하고 위생관리 잘하는 던킨도너츠 앞으로 더 믿고 사먹어야겠다”고 말이죠. 개중에는 저보고 “기레기야 뭐가 뭔지 알고 기사 쓰냐. 다른 제빵사에서 돈 먹었냐”는 원색적 비난을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다른 제빵사에서 돈은 안 받았지만, 사실 저 던킨도너츠 매우 좋아합니다. 엊그제는 공교롭게도 회사에서 간식으로 던킨도너츠가 나오더라고요. 다른 기자들은 마감에 쫓기느라 쳐다보지도 않던 것, 저는 두 개나 먹었습니다.

근데 “품질관리 철저하게 하니까 더 좋은 것 아냐”라는 반응을 보이시는 분들은 사실 제 기사 취지를 정확히 꿰뚫지 못하신 겁니다. 물론 오독하신 빌미를 제공한 것, 더 친절하게 기사를 쓰지 못한 것 다 제 역량 탓입니다. 사과드립니다. 그래서 사실 탐정M을 쓰게 된 건데요.

좋습니다. 품질관리 해야 합니다. 기업으로서 당연한 것이고 저희가 워낙 먹는 것 가지고 장난질하는 악덕 기업들 많이 봐왔기 때문에 오히려 비알코리아의 철저한 관리에 신선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비알코리아는 하나산업이나 진영산업 등 협력업체와 도넛 생산과 관련해 도급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에서는 도급계약에서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직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와 명령을 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불법 파견인지를 판단하는데요. 비알코리아의 행위가 불법 파견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파견이 뭐고 도급이 뭐야?

그럼 대체 파견은 뭐고 도급은 뭐냐며 어려워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최대한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파견은 고용사업주(파견업체)가 노동자를 고용해서 사용사업주(실제 업무를 지시하는 업체)에 노동자를 파견해, 노동자가 사용사업주의 지휘와 명령을 받으면서 일을 하는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A라는 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그 곳에 고용된 직원이지만, 실제로 B라는 업체에 파견돼 B업체 사람들의 지시를 받고 그에 따라 일을 하는 형태인 것이죠. 현행법상 파견이 허용되는 업무는 32개에 불과합니다. 건물 청소를 하거나, 자동차 운전을 하는 일, 경비원, 주유원 등이죠. 32개 업종 이외의 업무에서 이뤄지는 노동자 파견은 모두 불법입니다. 업종을 엄격하게 한정해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파견형태로 사용하다 편의에 따라 해고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한편, 도급은 민법상 명시돼 있는 계약관계의 한 형태입니다.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속하고,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죠. A업체가 B업체와 매일 도넛 1만개를 납품받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맺었다고 하면, B업체는 A업체에 매일 도넛 1만개를 납품하고, 계약에 따른 일을 완성했으니 보수를 받는 거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A업체가 B업체가 만든 도넛을 납품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지만 두 업체는 명백히 다른 업체입니다. 그런데 앞서 법원에서는 도급계약에서 원청업체가 직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불법 파견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 드렸습니다. 그러니까 A업체가 형식상으로는 도급계약을 맺었을지라도, B업체의 도넛 생산에 일일이 간섭하고, 문제 삼는 것은 상당한 지휘·명령에 해당할 수 있고, 이 경우 사실상 B업체로부터 인력을 파견 받은 것과 다름없으니 불법 파견이라는 겁니다.

형식상만 도급계약으로 위장한 불법파견인 ‘위장 도급’에 해당한다는 거죠. 위장도급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기업들이 도급계약을 통해 협력업체 직원들을 자신의 직원처럼 사용하면서, 직접 고용한 본사 직원들보다 임금은 적게 주고 해고를 쉽게 하며, 인사와 노무의 책임을 지지 않는 꼼수를 쓰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죠.

“비알코리아 생산담당 임원이 매주 전국 6개 도넛 공장을 시찰했다”는 것이 전직 비알코리아 직원의 설명입니다. 그러니까 공장마다 두달에 한 번 정도 원청업체인 비알코리아 임원의 현장점검을 받았다는 것인데, 협력업체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개입으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비알코리아, 협력사 계좌 들여다보고 협력사 대표 급여 조정

그럼 이런 의문이 생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럼 협력사가 도넛 품질을 나쁘게 생산하더라도 비알코리아는 개입하지 않고 지켜만 봐야하느냐.” 맞습니다. 던킨도너츠 브랜드로 제품이 판매되는데 비알코리아는 지켜만 볼 수 없습니다. 품질관리 해야죠. 사실 정당한 도급이냐, 아니면 도급의 탈을 쓴 불법 파견이냐는 명확히 분리되는 사안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도급관계에서도 품질검수는 당연히 이뤄져야 했을 겁니다. 그러나 정상적인 도급관계에서는 협력업체의 관련부서나 담당자가 1차적으로 검수를 한 뒤 원청업체에 보고를 하고, 만약 그래도 원청업체가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현장점검을 나가는 절차를 밟았을 겁니다.

법원이 위장도급을 판단하는 일은 간단치 않습니다. 당장 비알코리아 상무가 협력업체에 시찰을 나갔다고 “너, 위장도급!”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비알코리아의 임원이 현장점검을 나가고 그 개선점에 관해 직접 보고할 것을 양식으로 만들어 놓은 걸 보면, 협력업체는 다분히 독립성을 갖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율성을 인정하는 차원에서의 비알코리아와 협력업체 사이의 업무 조율이 아니고 구속력을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지휘명령으로 보인다”는 게 위장도급 관련 소송을 여러 차례 맡아온 최종연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비알코리아 임원의 현장 시찰, 이게 끝이 아닙니다. 던킨도너츠 안양공장 같은 경우, 비알코리아 본사 생산담당 직원 20여명이 같은 공장 건물 안에 협력업체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근무하면서 당연히 생산라인에 가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도넛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요. 제가 만난 하나산업 직원은 “비알코리아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고 하면, 공장에 내려와서 도넛 규격 등을 봐주면서 지시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비알코리아는 한 달에 한 번씩, 3곳의 도넛생산 협력업체에 대해 경영진단도 했습니다. 경영진단을 하면서 협력업체 법인 명의의 계좌들의 입출금 내역을 전부 살펴보고, 불분명한 내역에 대해서는 왜 이 돈이 들어오고 나갔는지를 소명을 하라고 협력업체에 지시했습니다.

협력업체의 계좌 잔고가 충분하면 지급하는 도급비를 줄이기도 했고요. 협력업체 대표들의 급여나 비용들에 대해서도 비알코리아가 임의로 조정했습니다.

여기서 재차 기억하셔야 할 것은 비알코리아와 협력업체는 엄연히 다른 회사입니다. 어떻게 비알코리아는 다른 회사의 경영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런 행위를 아무 말 없이 협력업체는 받아들였던 걸까요.

대법원에서는 불법파견을 판별하기 위해서 하청기업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게 살핍니다. 그런데 취재결과, 3곳의 협력업체 모두 전직 비알코리아 직원들이 대표를 맡고 있었고요. 이들 업체는 독자적인 생산설비를 갖고 있지 않은 채 인력만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도넛을 만드는 기계나 설비 모두 비알코리아 소유라는 얘기입니다. 더군다나 3곳의 협력업체는 던킨도너츠 이외에 다른 곳에 전혀 납품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하청업체라면, 경영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원청업체를 다양화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한 곳의 원청업체에만 기업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다면, 그 원청업체와의 계약관계가 끊어질 경우 하청업체는 굉장히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죠. 비알코리아 전 직원은 “직접적인 도넛 생산과 관련해서는 비알코리아가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협력업체 대표들은 인원관리, 노무리스크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 들어가자 ‘직접 고용’ 발표한 비알코리아

제가 애초에 이 사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SPC그룹의 전과(?) 때문입니다. 이미 정부는 3년 전 일선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사 5378명에 대해 위장 도급이라는 판정을 내린 적이 있었거든요.

결국 SPC는 제빵사들을 자회사를 통해 직접 고용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SPC의 다른 브랜드인 던킨도너츠에서 비슷한 문제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치지 못했던 것이죠.

SPC측은 지난달 8일, 보도자료를 내 “협력회사 소속 생산직 직원 240명도 본사 소속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제가 이 사안에 대해 인지한 것이 지난달 1일이고 6일에 처음 SPC쪽에 관련 내용을 문의해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다음날인 7일에는 SPC 관계자들이 직접 저를 찾아와 해당 내용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정규직 전환을 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겁니다. 우연이라기에 타이밍이 너무도 공교로웠습니다. 더구나 앞서 SPC 측은 저에게 “법무팀 등 노무관리 측면에서 회사 자체적 진단 결과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만 설명했지,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발표가 아니라 예정된 일이었다면 숨길 이유가 없었을 텐데요. 협력업체에 대해 경영진단을 했던 것에 대해서도 “올해부터는 중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적어도 2019년까지는 해왔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죠.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비알코리아가 품질관리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질문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앞서서도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식품기업에 있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단연 품질 및 위생관리일 겁니다. 저 역시 동의하고요. 다만, 제가 뉴스데스크의 리포트와 이 글을 통해서 말씀드리는 핵심은 “품질관리 열심히 하셔라.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SPC가 됐으면 좋겠다. 대신 법은 지키면서 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알코리아는 도급을 준 하청업체에게 도넛생산을 맡기면서 많은 이익을 누렸습니다. 실제로 하청업체 직원들은 비알코리아 본사 직원들보다 급여 수준이 낮습니다. 비알코리아에서 정규직 직원을 직접 고용해 도넛을 생산하는 것보다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던킨도너츠를 만들다 기름이 튀어 화상을 입는 등 일하다가 사고가 발생해도 협력업체 직원들은 어차피 비알코리아 소속 직원이 아니니 던킨도너츠는 “우리 직원이 아니다”라는 핑계로 인사 책임을 피해 왔을 겁니다. 안팎의 다양한 이유로 인력을 줄이거나, 추가적으로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는 아예 더 낮은 가격에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하청업체와 새 도급계약을 맺을 수도 있었고요.

비알코리아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위생관리가 칭찬이 아니라 오히려 비난이 되지 않게 하려면,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직접 지시해 높은 품질 수준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직접 고용했어야 합니다. SPC는 부디 3년 전 쓰디쓴 추억을 잊지 않으셨길 바랍니다.

▶ 관련 영상 보기 [뉴스데스크][단독] 도넛 크기도 감독하며 ‘딴 회사’…던킨도너츠 ‘불법 파견’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1만년 동안 지구 온도 4도 올랐는데
산업화 후엔 100년 만에 1도 상승
모든 자원 외국서 끌어쓰는 한국
상황 심각한데 위기로 인식 못해
유럽선 보수도 진보도 1순위 의제
기후대응 앞장서는 정치인 뽑아야

#이번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

조천호 교수가 푸른 지구와 뜨거워진 지구 사이에 섰다. 붉은색은 온실가스가 저감되지 않을 경우 2100년 지구의 평균기온을 나타낸 것이다. 색깔이 붉을수록 기온이 높다. 조 교수는 ’온실가스를 줄이면 막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조천호 교수가 푸른 지구와 뜨거워진 지구 사이에 섰다. 붉은색은 온실가스가 저감되지 않을 경우 2100년 지구의 평균기온을 나타낸 것이다. 색깔이 붉을수록 기온이 높다. 조 교수는 ’온실가스를 줄이면 막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올여름 우리나라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라는 기록을 세웠다. 국지성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극한 날씨로 인해 비 피해도 컸다. ‘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해시태그(#)도 SNS에서 퍼진다. 장마가 물러난 이후에는 폭염과 가을 태풍이 기다리고 있다. 기상 이변은 더 이상 이변이 아닌 일상이 됐다.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니다. 통계적으로 10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날 수 있는 날씨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이상한 날씨’를 계속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날씨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낸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이대로 가면 40년 후에는 인류 문명의 붕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당장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한국은 최전방에서 기후위기의 타격을 입고 난민이 되어 떠돌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뒤따랐다. 그는 “기후위기는 국가 안보와 민주주의 체제 유지와도 직결되는 일”이라며 “선거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국가의제 제1순위에 두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조 교수를 지난 11일 만났다.

‘이미 저질러진 온난화’로 부르기도

Q : 현재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
A : “지구상에서 빙하가 가장 팽창했던 시기 이후 1만 년에 걸쳐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도 상승해 지금과 같은 기후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산업화 이후 인류는 불과 100년만에 1도를 높였다. 자연 스스로 일어나는 변화 속도보다 25배 빠른 거다. 10만 년 주기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견뎌낸 생태계 입장에선 처음 보는 속도다. 생태계의 약한 고리부터 하나씩 멸종 위기에 놓이고 있다. 젠가 게임처럼 블록이 하나둘 빠져도 처음에는 유지가 되지만 언젠가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사람 체온이 1도 오르면 몸이 안 좋다는 걸 느끼기 시작하듯이 지구도 기후변화의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가게 되면 지구는 늘어난 스프링처럼 회복력을 잃게 된다. 현재 기온 상승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인류가 지금 상태로 간다면 문명의 붕괴까지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다.”Q : 앞으로 10년이 기후위기에 결정적 기간이라는데.
A : “2018년 인천 송도에서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 총회가 열렸다. 여기서 과학자들이 만장일치 합의로 도출한 결론은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거였다. 이를 위해 모든 나라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학자들은 4200억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게 된다고 계산했다. 그 당시 기준으로 한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20억t이었으니 10년의 시간이 남은 셈이었다. 이제 7년 반 남았다. 하루아침에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들 순 없다.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문명 자체를 뒤집어엎는 수준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Q : 당장 눈앞에 놓인 코로나 사태나 경기 침체만큼 체감되지는 않는 것 같다.
A : “최근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과 연이은 가뭄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게 지금의 이산화탄소 농도 때문이 아니라 1980~90년대에 배출한 온실가스의 영향이다.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 차이가 있다. ‘이미 저질러진 온난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온실가스는 누적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배출을 중단해도 지구온난화는 당분간 지속된다. 기후위기는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 앞서 있었던 5번의 대멸종에서 보듯 지구는 스스로 생명을 없앨 수 있는 과정이 엄청나게 많다. 2도 기온 상승은 그 방아쇠를 당기는 거다. 지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유지하면 2060년경에 2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그땐 인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도 지구 스스로 변화를 증폭시키게 된다. 생태계가 무너지고 마트에 가도 음식을 살 수 없게 되면 재난지원금을 뿌리는 게 의미가 없다. 기후위기는 시행착오로 배울 게 아무것도 없다. 눈앞에 나타나면 그대로 끝장이기 때문이다. 위기가 다가오는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는 게 명백하다. 온실가스를 저감하면 피할 수 있는 문제다.”Q : 당장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뭔가.
A : “지난 6월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의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시내에 있는 지상 주차공간 6만 개를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자가용 타고 시내로 들어오지 말라는 거다. 대신 자전거 도로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파리 시민이 그런 시장을 뽑았다. 미국 뉴욕시에서도 지난해 강력한 기후대응법이 통과됐다. 시내 대형 빌딩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전면이 유리로 된 건물 신축을 규제하는 내용이다. 세상을 바꾸는 방법 중 하나가 정치다. 빈부격차만 키우는 ‘경제성장’을 외치는 정치인이 아니라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 투표해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시민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기후위기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5일 오전 수도권 집중 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며 서울 반포한강공원 일대가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수도권 집중 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며 서울 반포한강공원 일대가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Q : 정치권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A : “유럽의 선진국들은 보수든 진보든 정파성을 떠나 국가의제 제1순위가 기후위기 대응이다. 우리나라도 기후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올리는 정치 지도자가 나올 때가 됐다.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나올 거라고 본다. 갈 수밖에 없는 길이고 없어질 위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부족하긴 해도 최근 1~2년 사이 기후위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변했다. 코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절박함을 느끼게 될 거다. 다만 일찍 깨닫게 될수록 감당해야 할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 그 시기가 빨리 와야 한다. 때를 놓치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도 위기를 맞게 된다. 대공황이 오고 당장 생존의 문제가 달리면 민주적 합의를 기대할 수 없다. 무질서와 불안정 속에서 권위주의적 정치세력이 권력을 잡게 된다. 히틀러가 그렇게 나오지 않았나.”

Q : 기후위기가 국가 체제에도 위협이 된다는 얘기인가.
A : “시리아 내전을 촉발시킨 건 러시아 밀 생산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밀가루 가격 급등이었다. 배가 고프면 폭동이 일어난다. 국가가 유지되는 데 기본이 되는 게 식량·물·에너지다. 견디지 못해 국경을 넘는 시리아 난민의 문제는 유럽에서 국가 안보의 문제다. 시리아 난민은 약 400만 명이다. 그런데 지구평균기온이 지금보다 0.5도 오르면 1억 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난민이 대거 생겨났을 때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 거의 모든 자원을 외국에서 끌어와 쓰고 있는 한국이 첫 번째 위기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굉장히 치열하고 심각하게 생존을 따져야 하는 상황인데 지금 우리나라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선진국 프레임 벗어나 능동적 대응 해야

Q :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은 어떻게 보나.
A : “선진국들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수동적으로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남을 뒤따라갈 게 아니라 리더십을 발휘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에너지 문제도 정파적으로 볼 게 아니다. 경제성으로 따져도 원자력 발전은 이미 시장에서 수명이 끝났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쪽에는 더 이상 투자와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반면, 재생 에너지 쪽에는 어마어마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가격이 85% 떨어졌다. 앞으로 10년 내에 50%가 더 떨어진다고 한다. 자본과 기술이 집약돼 해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전 세계가 에너지 전환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데 석탄과 원자력을 쥐고 있겠다는 건 좌초자산을 떠안는 거다.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 애플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유럽연합(EU)은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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