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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사 2차 총파업(집단휴진) 이틀째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응급실 진료 지연으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전국의사 2차 총파업(집단휴진) 이틀째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응급실 진료 지연으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약물을 마신 뒤 전문의를 찾지 못해 응급조치가 3시간 가량 지연, 중태에 빠졌던 40대 남성이 결국 숨졌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2차 집단휴진이 이틀째 이어진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동행복권파워볼

28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1시 23분쯤 부산 북구에서 A씨가 약물을 마셔 위독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A씨는 경찰관과 치안센터로 이동하던 중 볼 일이 있다며 집에 들렀다가 갑자기 약물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음주 단속에 적발된 상황이었다.

119구급대원은 A씨 위세척 등을 해줄 병원을 찾았지만 번번히 해당 전문의가 없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북구의 한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다시 호흡을 찾았다. 하지만,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인 A씨는 치료할 병원을 구하지 못했다. 구급대원이 약 1시간 넘게 부산과 경남지역 대학병원 6곳과 2차 의료기관 7곳 등에 20여 차례 이송 가능 여부를 확인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치료 인력이 없다’였다.

구급대원은 이날 오전 1시께 간신히 소방청을 통해 인근 울산에 A씨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확인하고 이송했다. A씨는 울산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치료를 받았지만 응급처치가 지연된 탓에 A씨는 중태에 빠져다 결국 27일 오후 숨졌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이슈추적]
서울 한 아파트 40대 여성 현행범 체포
이웃과 말다툼하다 경찰 등 모욕 혐의
남편·아들·시어머니 앞 뒷수갑 채워져
“불법체포로 인권 짓밟혀” 인권위 진정
경찰 “질서 위한 정당한 공무집행” 반박

지난 5월 26일 서울 금천구 한 아파트에 사는 A씨(43)가 경찰관들에게 수갑이 채워져 체포된 모습. 오른쪽은 A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쓴 일기. 경찰관들이 엄마를 체포하는 모습을 보고 일기에 적었다. [사진 A씨]
지난 5월 26일 서울 금천구 한 아파트에 사는 A씨(43)가 경찰관들에게 수갑이 채워져 체포된 모습. 오른쪽은 A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쓴 일기. 경찰관들이 엄마를 체포하는 모습을 보고 일기에 적었다. [사진 A씨]



“불법 체포” VS “공무 집행”
서울 한 아파트단지에서 이웃과 말다툼을 벌인 40대 여성이 초등학생 아들과 남편, 90대 시어머니가 지켜보는 앞에서 경찰관 4명에 의해 이른바 ‘뒷수갑’이 채워진 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과잉 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파워볼사이트

모욕 혐의로 약식기소된 이 여성은 “죄는 인정하지만, 불법 체포로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해당 경찰관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을 냈다. 반면 경찰 측은 “법과 절차에 따른 정당한 공무 집행”이라는 입장이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A씨(43·여)는 2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심장이 멈출 것 같다. 너무 치욕스럽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사건을 A씨가 인권위에 낸 진정서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사건은 지난 5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10시쯤 A씨는 외출을 했다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운동하고 있던 이웃 여성 B씨(50대)와 딸(20대)을 만났다. B씨 모녀가 “○○○○호에서 아줌마가 자꾸 쳐다보고 사진을 찍는다”고 하자 A씨는 해당 층에 사는 C씨에게 “왜 남의 사진을 함부로 찍고 그러냐. 찍지 마라”고 항의했고, 말다툼으로 번졌다.

지난 5월 26일 서울 금천구 한 아파트에 사는 A씨(43)가 주민과 말다툼을 벌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수갑이 채워져 현행범으로 체포된 모습. [사진 A씨]
지난 5월 26일 서울 금천구 한 아파트에 사는 A씨(43)가 주민과 말다툼을 벌이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수갑이 채워져 현행범으로 체포된 모습. [사진 A씨]



이웃과 말다툼이 경찰 출동까지…

잠시 후 C씨가 서 있던 창문 쪽에서 다른 층 주민 D씨가 나타나 A씨에게 “이 X년아, XX 같은 년”이라고 욕설을 했다. 이에 흥분한 A씨도 D씨에게 욕을 하면서 말다툼이 심해졌다.파워볼사이트

주민 신고를 받고 금천경찰서 모 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A씨는 E경위에게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아무 일도 아니니 그냥 가셔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E경위는 “소란이 없는 것 같으니 신고자와 통화만 하고 가겠다”고 했다.

D씨 등 주민 10여 명은 A씨를 둘러싼 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었다. 이에 A씨는 공격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흥분해 D씨 등에게 욕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자 E경위가 A씨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먼저 신분을 밝혀라. 신분증은 집에 있다”고 버텼다. D씨는 E경위에게 “(A씨를) 모욕죄로 처벌해 달라”고 계속 요구했다. 이에 E경위가 수갑을 꺼내든 상태에서 A씨에게 “이름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A씨는 “이름을 밝혔는데도 E경위가 계속해서 신분을 물어 흥분한 나머지 ‘정식으로 경찰관 신분부터 밝히라’고 항의하며 말싸움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E경위에게 욕도 했다고 한다.

E경위는 “모욕죄로 처벌할 테니 파출소로 동행해 달라. 임의 동행하지 않으면 강제로 연행하겠다”고 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이에 E경위가 동료 경찰관에게 “수갑 채워”라고 말했다. A씨는 “강제로 연행하려면 체포영장을 가져와라” “수갑은 무기다.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며 항의했다.

A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쓴 일기. 경찰관들이 엄마에게 수갑을 채워 데려가는 모습을 보고 일기에 적었다. [사진 A씨]
A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쓴 일기. 경찰관들이 엄마에게 수갑을 채워 데려가는 모습을 보고 일기에 적었다. [사진 A씨]



무릎 꿇린 채 수갑 찬 엄마…10살 아들이 지켜봤다
양측이 승강이를 벌이는 동안 A씨의 신분증을 가지러 A씨 집에 간 B씨 딸이 A씨 시어머니 등 가족에게 “A씨가 경찰에게 붙잡혀 간다”고 알렸다. 창문 너머로 이 모습을 본 A씨 아들(10)이 전화해 A씨 남편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A씨 남편이 E경위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지만, E경위는 자세한 설명 없이 A씨에게 수갑을 채우려 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가 계속해서 체포를 거절하자 E경위는 무전으로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경찰관 2명이 추가로 순찰차를 타고 현장에 왔다고 한다. A씨 남편이 경찰관들에게 “내가 남편인데 수갑을 채우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경찰관들은 “남편 되시는 분 양해를 (부탁) 드릴게요. 강제로 할 수밖에 없어요”라면서 체포를 했다고 한다.

A씨가 결국 “내 걸음으로 가겠다. 자기야 택시 불러, 택시”라고 했는데도 경찰관 4명은 A씨를 무릎 꿇게 한 후 왼손과 오른손을 등 뒤로 비틀어 수갑을 채웠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바지가 내려가 속옷과 속살이 보였다”고 A씨는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 6월 “E경위와 D씨에 대한 모욕죄가 인정된다”며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A씨를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A씨를 약식기소했고, A씨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A씨는 지난 7월 2일 인권위에 “불법 현행범 체포 등 위법한 경찰력 행사에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며 E경위 등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4명에 대한 진정서를 냈다. “경찰관 4명이 사실 경위를 파악하지 않고 주거가 명확한 여성 1명을 모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어린 자녀와 남편, 시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수갑을 채워 연행한 건 부당한 공권력 행사”라는 취지다.

A씨 병원 진단서. 양측 어깨관절 염죄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이다. [사진 A씨]
A씨 병원 진단서. 양측 어깨관절 염죄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내용이다. [사진 A씨]



“신분 확실한데 수갑까지 채우나…치욕적”
A씨는 ▶경찰관에게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밝힌 점 ▶사건 현장은 아파트단지 안이기에 A씨가 아파트 주민이라는 것이 명백한 점 ▶A씨 남편이 부인을 체포하지 말라고 분명히 밝힌 점 등을 근거로 “도망 또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전혀 없어 체포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체포의 비례성의 원칙’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영장 없는 체포의 경우 ‘범죄의 의미와 그것에 대해 기대되는 형벌에 비춰 상당한 때’에만 허용돼야 하는데 A씨 혐의는 모욕죄로서 비교적 법정형이 경미한데도 경찰관 4명이 달려들어 여성 1명을 수갑까지 채워 체포한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A씨는 또 “경찰관들이 체포하기 전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게 아니고 체포 후에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고 변명할 수 있다’며 형식적으로 고지했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경찰이 자신을 파출소에 데려간 뒤에도 나무 의자에 한쪽 수갑을 채운 채 20분 넘게 방치했다는 주장도 했다. A씨는 “오른팔에 마비가 오고 숨이 막힌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아는 변호사를 통해 전화로 ‘수갑을 풀어 달라’고 요청한 뒤에야 수갑을 풀어줬다”며 “명백한 가혹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권위에 낸 진정서를 통해 “이 일로 양측 어깨관절·팔꿈치·손목 염좌 등 2주간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고 했다.

A씨는 “당시 엄마가 경찰관들에게 수갑이 채워져 끌려가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아들은 일기에 그날 있었던 일을 적을 정도로 충격을 받아 학교에서 심리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며 “남편도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괴로워한다”고 했다.


“경찰에 욕하고 덤비는데 가만있나…수갑은 최후수단”
이에 대해 경찰은 “정당한 업무를 집행했다”는 입장이다. E경위 등이 근무하는 파출소 소장은 “당시 동영상과 현장에 나간 직원들의 보고를 종합하면 과잉 진압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서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경찰에 갖은 욕을 하고 대들면 경찰관이 절차대로 질서를 잡아야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사실에 입각해서 모든 것을 (경찰서에) 보고했고, (체포 당시) 미란다 원칙도 고지했다”고 했다.

‘신분이 확실한데 왜 수갑까지 채웠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양측 얘기를 듣고 설득했다. 그런데도 직원 말을 안 들으니 수갑을 채웠다. 원래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도 된다”고 반박했다. 뒷수갑 논란에 대해서는 “수갑의 앞뒤를 따질 게 아니라 경찰관한테 욕하면서 덤비고 폭력을 행사하려고 하니 질서를 잡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서 수갑을 채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출동한 직원과 주민들이 찍은 영상과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 객관적인 자료를 인권위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코로나19 재확산에 길어진 검사 대기 줄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전 대기하고 있다. 2020.8.27 uwg806@yna.co.kr
코로나19 재확산에 길어진 검사 대기 줄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전 대기하고 있다. 2020.8.27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71명 늘어 누적 1만9천77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359명이고, 해외유입은 12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 441명까지 치솟으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1차 대유행’이 발생한 2월 말, 3월 초 이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지만, 일단 하루 만에 400명 아래로 내려왔다.

yes@yna.co.kr

2018년 7월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541편은 출발시각 3시간을 넘어서도 출발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연 사유는 기내식 미탑재. 3시간을 기다렸는데도 비즈니스석 기내식은 다 실리지 않았고 결국 공항을 출발했습니다. 11시간이 넘는 비행을 공복으로 해야 하는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승무원들은 승객 앞에서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이며 사과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2년 전 아시아나항공의 ‘노밀(no meal) 사태’, 기내식 대란 첫날의 풍경입니다. 이날에만 80편의 항공기 가운데 51대가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36대는 기내식을 다 싣지 못하고 공항을 떠났습니다. 그해 3월 건설 중인 새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면서 기내식 사업자 교체에 차질이 생겼고, 임시방편으로 너무 작은 업체에 임시로 기내식 공급을 맡기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사흘 뒤 결국 박삼구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고개를 숙이고, 사태 수습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두 달 동안 간편식이 기내식으로 나오는 등 승객 불편은 계속됐고 일부 승무원들은 “출근하기 두렵다”며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태의 발단, 박삼구 전 회장과 그룹 전략경영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5년 계약이 끝나가던 ‘알짜’ 기내식 사업권을 대가로 그룹 재건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무리하게 업체를 바꿨던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어제(27일) 아시아나항공의 30년 치 기내식 사업권을 담보처럼 활용해 그룹 지배회사인 금호고속이 1,600억 원의 자금을 무이자로 조달하도록 도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총 32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박삼구 전 회장과 경영진 2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계획…자금 마련에 안간힘

2013년 11월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대표이사로 그룹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2009년 7월 그룹 유동성 위기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기자회견 한 지 4년 4개월만입니다. 때마침 재무구조 개선 절차에 들어갔던 계열사들도 속속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고 박 회장은 본격적으로 그룹 재건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박 회장의 장악력이었습니다. 채권단 관리를 받으면서 2015년 4월 기준 박 회장과 아들 박세창 씨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금호산업 지분을 10%밖에 가지지 못했습니다. 이에 그는 2015년 10월 금호기업(현재 금호고속)을 설립한 다음 계열사 지분을 연이어 확보해 지배력을 높여가려고 했습니다.

그해 말 6,730억 원을 투입해 금호산업을 인수했고, 이듬해 금호터미널(2,700억 원), 2017년 금호고속(4,370억 원)을 사들이는 데 이어 금호타이어 인수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연이은 인수·합병(M&A)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자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계약만료를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업권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아시아나항공 30년 치 기내식 사업권, 금호고속 자금조달에 활용


전략경영실은 2015년 싱가포르 홍릉그룹 계열의 투자자문업체 스프링파트너스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업권을 가져가는 대신 금호고속(舊 금호홀딩스)에 투자하는 ‘일괄거래’를 기획했습니다. 2003년부터 기내식을 공급하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기내식 분야 세계 2위인 스위스 게이트고메(게이트그룹), 싱가포르항공 계열의 SATS 등 다수의 해외 업체에 이를 제안했고, 당시 중국 하이난그룹이 대주주로 있던 게이트그룹이 이에 응했습니다.

2016년 말 게이트그룹이 60%, 아시아나항공이 40% 지분을 투자해 ‘게이트고메코리아(GGK)’를 설립했고, 2018년 7월부터 30년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어 2017년 3~4월 게이트그룹 소속 다른 회사가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 원어치를 인수했습니다.

신주인수 행사가격은 시가의 1.5배로 비싸고, 채권 금리는 0%였습니다. 김근성 공정위 내부거래감시과장은 “BW는 형편이 어려운 기업이 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리나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투자자에 유리하게 설정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금호고속의 BW는 신주인수권이나 채권 금리 모두 투자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했다”고 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두 회사가 각자 거래를 추진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최선을 다했고 유리한 조건을 끌어낸 것”이라며 “각각 독립적 거래로 서로 연계되거나 대가 관계에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은밀한 부속 계약, 부속 합의로 두 거래가 이어져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2016년 12월 아시아나항공과 게이트그룹이 합작투자 계약을 맺을 때 ‘사이드 레터’가 있었는데 BW 계약을 (기내식 거래의) 선행 또는 해지조건으로 규정했다”며 “전략경영실이 해외 기내식 업체와 접촉할 때 주고받은 이메일에서도 금호고속에 투자하는 것이 없다면 기내식 사업을 넘겨줄 의사가 없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기내식은 항공업에서 ‘알짜사업’…아시아나 잠재 수익이 금호고속으로


기내식은 항공분야에서 알짜 중의 알짜로 꼽히는 사업입니다. 최근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어 경영난에 빠지자 기내식 사업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한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기내식 거래처를 바꾸기 전인 2017년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전체 매출 1,890억 원 가운데 70%에 가까운 1,280억 원을 아시아나에서 올렸습니다. 영업이익은 344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8%를 넘었습니다.

독일 루프트한자그룹 계열인 LSG 측은 금호고속 자금투자를 요구하는 금호그룹 측에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대신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을 20%에서 40%로 높여주고, 아시아나항공에 3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호고속 BW 인수를 대가로 GGK가 사업권을 가져가면서 아시아나항공은 LSG는 물론 다른 해외 업체와 더 유리하게 기내식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반대로 BW 발행으로 금호고속이 아낀 조달비용은 약 162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잠재적 이익이 금호고속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내식 논란’은 현재 진행형…매각에 영향 줄까?

‘기내식 대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항공기 리스 등 차입금 부담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재계 7위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들이 매각되면 그룹 총자산이 5조 원을 밑돌아 대기업집단에서 빠질 운명에 놓였습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LSG와 계약 기간 만료에 따라 정상적으로 거래를 종료했고,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GGK와 계약해 기내식 비용 절감, 고객 만족도 향상 등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며 “기내식 공급가의 투명성 확보와 합작투자법인(GGK)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내식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GGK는 137억 원의 기내식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국제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습니다. 기내식 판매 단가 산정방식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주주가 바뀌면서 회사 입장도 바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내식 대란이 일어났던 2018년 7월 게이트그룹의 대주주 하이난그룹의 왕젠 회장은 프랑스 남부에서 돌연 사망했습니다. 게이트그룹도 지난해 싱가포르 사모펀드(PEF)인 RRJ캐피탈로 매각됐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주장하던 ‘전략적 제휴’도 사실상 끝났습니다. 게이트그룹에서 금호고속에 투자했던 BW 가운데 1년 만기(280억 원)와 2년 만기물(280억 원)은 모두 불리한 조건의 신주인수 대신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금호고속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자금을 모아 가까스로 상환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추진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어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 회장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매각 대금 등과 관련해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그룹 전체를 난맥상으로 몰고 간 박삼구 회장 등 그룹 최상층에 대한 이번 공정위 제재가 향후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기내식 관련 거래는 서울남부지검이 시민단체가 2018년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이미 불기소 처분을 했고, LSG가 제기한 기내식 계약 연장 거절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이 전부 승소했다”며 “정상 거래임을 소명했음에도 공정위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당혹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석민수 기자 (ms@kbs.co.kr)

법무부, 중간간부·평검사 인사 단행
靑 하명수사 김태은·삼성수사 이복현 등
정권에 반하는 수사 맡은 尹측근들 좌천
秋장관 아들 수사 맡았던 팀장도 바뀌어
박원순 피해자 SNS 조롱한 진혜원 영전
“호남 출신·친정권 인사 요직.. 코드 인사”
이선욱 등 7명 줄사표.. 계속 이어질 듯

[서울신문]

추미애(62·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27일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와 평검사 인사를 단행했다. 추 장관은 기존 특수·공안부 대신 형사·공판부 검사 중용을 강조해 왔으나, 검찰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노골적인 정권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월 추 장관의 취임 첫 검찰 인사를 통해 시작된 ‘윤석열(60·23기) 사단’ 해체 작업은 이번 인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윤 총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동시에 정권에 부담이 되는 수사를 맡은 이들은 지방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김태은(48·31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보임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한 이복현(48·32기) 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대전지검 형사 3부장으로 이동한다.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했던 권순정(46·29기) 대검 대변인 역시 전주지검 차장으로 발령 났다.

반면 추 장관의 ‘입’ 역할을 해 온 구자현(47·29기) 법무부 대변인은 중앙지검 3차장으로 영전했다. 지난 고위간부 인사로 공석인 중앙지검 1차장에는 이성윤(58·23기) 중앙지검장이 각별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욱준(48·28기) 중앙지검 4차장이 자리를 옮긴다. 중앙지검 2차장에는 전남 광양 출신의 최성필(52·28기) 의정부지검 차장이, 4차장에는 국무조정실 부패예방추진단에 파견됐던 형진휘(48·29기) 서울고검 검사가 각각 보임됐다. 이들은 현 정부에서 중용하는 호남 출신이거나 정권 우호적인 검사들로, 중앙지검은 결국 추 장관까지 연결되는 ‘이성윤 체제’가 더욱 강화됐다.

‘검언유착’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47·27기) 검사장과 육탄전까지 벌였던 정진웅(52·29기)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은 독직폭행 논란에도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이라 표현하며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내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조롱하는 등의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진혜원(45·34기)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는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로 영전했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징계 대신 ‘추미애 아들’ 수사청으로 ‘배려’성 전보된 친문 여검사”라면서 “추미애 장관의 법무부는 진 검사의 근무지를 서울로 바꿔 사실상 표창장을 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검찰 내부 게시망 ‘이프로스’를 통해 추 장관과 법무부에 쓴소리를 했던 주요 검사들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지방 고검과 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좌천됐다. 검찰총장의 수시지휘권 폐지를 담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이영림(49·30기) 서울남부지검 공보관은 대전고검으로,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을 비판했던 정유미(48·30기)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신설된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으로 발령 났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맡은 양인철(49·29기) 서울동부지검 형사 1부장은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간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선욱(50·27기) 춘천지검 차장검사 등 7명이 사표를 내 의원 면직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좌천된 검사들의 추가 사표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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