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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배려·의지로 극복 가능하단 자신감 가져야”
전문가들 “당국도 심리적으로 지쳐있어 답답할 것”
심리방역 균열..감염병예방법·마스크 착용 위반↑
“취약계층 쉽게 일탈..장기화 건강한 사람도 영향”
“현실 어려움은 못 피해도..우울·불안감 극복해야”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겸 제9호 태풍 '마이삭' 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0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겸 제9호 태풍 ‘마이삭’ 점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02.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반년 넘게 이어지고,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자 방역당국은 심리방역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파워볼

지난달 16일 서울·경기 지역을 시작으로 19일 수도권 전 지역, 23일 전국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확대 시행되고, 급기야 30일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일상생활에 제한이 가해졌다. 그만큼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도 증가했지만, 피로감 또한 극심해지고 있다.

심리학·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4일 심리방역의 균열 조짐을 우려하면서도, 신체 방역만큼이나 심리방역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심리방역을 위해 코로나19로 변화된 현실과 그로 인한 우울감, 불안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관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이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중증 이상의 환자도 이달 들어 100명을 넘기면서 방역당국의 우려는 계속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2일 정례브리핑 말미에 “우리는 이미 지난 2~3월 대구·경북에서, 5~7월 수도권에서 통제한 경험이 있다. 개인이나 한 집단의 노력만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서로가 배려하고 의지해 왔다”며 “코로나19 극복에 마음을 모으고, 한 번 더 힘을 내서 이번 유행이 극복할 수 있기를, 유행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도 다음날인 3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수칙을 실천하지 못해 지적을 받게 된다면 주변 사람의 걱정과 비판을 수용하고 즉시 행동을 바꾸는 용기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과거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단합과 비판 수용을 강조한 배경엔 우리 사회의 심리방역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국민도 코로나19에 지쳤지만, 방역당국도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쳐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민의 어려움을 당국도 모르지 않는데, 늘 염려된다고 요청할 수밖에 없어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방역당국은 긍정적인 언급보다는 ‘염려된다’, ‘심각하다’ 등과 같은 부정적인 언급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당국도 사람이 모인 조직인 만큼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심리방역 균열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격리조치 위반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1794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957명은 기소됐고, 746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5월26일 시행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385명이 수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198명이 기소됐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취 위반은) 대표적인 생활 속 방역수칙 위반 행위”라며 “혐의가 중한 사안은 강력팀에 배정하고, 형법과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적용해 적극 수사하고, 9명을 구속했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에 마스크 미착용으로 신고되는 건수는 하루 평균 15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인 백종우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부는 정신질환자거나 개인적 또는 성격적인 문제로 발생한 경우도 있겠다”면서도 “누구나 예민한 시기에 일반인이 일탈한 경우라면 심리방역이 무너지는 신호라고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덕인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탈 원인에 대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선 본인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긍정적인 행동을 하면서 부정적인 요소를 배출해야 한다”면서도 “오랫동안 행동이 제한되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 만성화되고, 불안과 분노, 우울증이 늘어나면서 일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원=뉴시스] 지난달 7일 경기도 광주시에서 버스기사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자 욕설을 하며 버스 기사의 허리를 잡아당기고 얼굴을 폭행한 사건 당시 CCTV 화면. 2020.05.03.(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지난달 7일 경기도 광주시에서 버스기사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자 욕설을 하며 버스 기사의 허리를 잡아당기고 얼굴을 폭행한 사건 당시 CCTV 화면. 2020.05.03.(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일탈은 특히 취약계층을 시작으로 사회 전반에 전염병처럼 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파워볼게임

전 교수는 “심리적으로 취약하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나이 들고, 몸이 불편한 계층일수록 심리방역이 더 쉽게 무너질 수 있다”며 “만성 스트레스로 결국엔 다들 지쳐서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백 교수도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인 노인, 만성질환자, 장애인, 임산부부터 어려워진다”며 “실업자, 취업이 어려운 20대 청년들, 1~2년 지속되면서 스트레스가 축적되면 40~50대 가장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우울감, 불안감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힘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우울, 분노, 불안감을 조절하지 못하면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절망감에 휩싸이면 평상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조차 빠르게 포기하고, 비난 대상을 찾아 분노를 표출하는 등 ‘혐오’로 발전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실업, 경제적인 스트레스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첫번째 화살’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첫번째 화살로 인해 생기는 우울감, 불안감, 분노를 ‘두번째 화살’로 표현했다. 그는 “첫번째 화살을 피하지 못해도, 두번째 화살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그러면서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주 이상 치료를 받거나 격리되면서 사회 활동이 중단된 사람들이 많다”며 “후유증으로 예전에 없던 증상도 생기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국가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2.5단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심리방역이 진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동귀 교수는 “불안하고 혼란을 느끼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면서도 “무력감에 이르기 전에 회복의 전기가 필요한데, 거리두기 2.5단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공판준비기일에 참석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재판에 임하겠다” 밝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연이틀 정부 비판
“코로나19 확진자, 누구에게 죄 물어야” 강조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왼쪽)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연합뉴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왼쪽)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민들께 사과.” “제가 주범이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종교단체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책임 여부를 두고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동행복권파워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은 3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해 “국민들에게 건강상의 염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방역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를 시작하기 전 쟁점과 유무죄 입증 계획을 정리하는 자리지만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다만 현재 수원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이 총회장은 법정에 나와 이번 재판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간략히 전했다. 이 총회장 변호인 측은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에 관한 질문에는 “없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의 강연재 변호사 등 변호인단이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경찰이 전날 전광훈 목사의 사택 등 교회 관련 시설을 압수수색 한 것 등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랑제일교회의 강연재 변호사 등 변호인단이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경찰이 전날 전광훈 목사의 사택 등 교회 관련 시설을 압수수색 한 것 등과 관련해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확진된 총 2만여명의 누적 확진자들은 모두 죄인이란 소리고, 이번엔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인 제가 (코로나19의)주범이냐”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코로나19 완치 판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국가 부정, 거짓 평화통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하면 한 달 뒤부터는 목숨을 던지겠다. 저는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경고하며 문 대통령에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저를 ‘전광훈씨’로 지칭해 모욕을 주거나, 제 사택을 압수수색 하기 위해 경찰차 10여대가 출동하는 건 제 개인이 감당하면 그만”이라며 “방역과 제 사택 압수수색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문이지만 법에 따른 영장에 협조해 잘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 전 목사의 사택 등 4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전 목사는 오히려 정부의 방역실패가 코로나19의 시작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돼 국내 유입을 막지 않는 순간부터 전국 확산의 위험이 있었다”며 “전 국민 5,200만명 중에서 3% 밖에 안 되는 표본 검사한 걸 가지고 그 중 확진된 사람이 확산 주범이 될 수 있느냐”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저는 방역을 거부한 적도 없고 방해한 적도 없다”며 “마치 교회가 퍼뜨린 사람이 1,000명이 넘고 지금 주범인 것처럼 말하지만 한 가지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진자들은 누구에게 죄를 물어야하느냐”며 “국가가 특정 국민과 집단에게 모든 잘못을 돌리고 국민에게 분풀이의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건 길게 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 경찰들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전광훈 목사 사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 경찰들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전광훈 목사 사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전날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 “문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하라는 건 대한민국 건국 정체성과 헌법정신을 지켜서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한 말과 행동을 근거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북한과의 연방제 국가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온 국민 앞에 밝히고 약속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간첩왕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하였는지 국민 앞에 해명하고 그 실언을 사과해달라”고도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정부의 방역 조처를 사기극이라고 비난하며 순교를 언급한 전 목사에게 “전광훈씨는 반성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미안한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게 도리”라며 “적반하장에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청와대 “간호사 도우려는 게 진의”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페이스북 간호사 격려 메시지를 놓고 3일에도 진의와 작성 주체를 두고 후폭풍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처음 문 대통령의 진의와 달리 참모들이 문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편 가르기 논란을 일으킬 만한 자극적인 표현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비판이 계속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의 진의는 간호사들 근무환경이 나쁜 것이 안타깝다며 도움을 주려고 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진심으로 걱정한 것인데 마지막으로 메시지가 나갈 때까지 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참모들 전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메시지는 연설비서관, 기획비서관이 담당한다. 광복절 경축사 같은 공식 행사 연설은 연설비서관이 맡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등 내부 회의 모두발언은 기획비서관실이 주로 담당하는 식이다. 물론 문 대통령의 수정과 확인을 거친다. 이번 페이스북 글은 기획비서관실이 맡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오전 참모들에게 열악한 방역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에는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극적인 표현들이 포함됐다. 이 글이 올라간 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번 간호사 격려글은 대통령의 통상적인 격려와는 너무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일부 참모는 야당이 말꼬리를 잡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 관계자는 “감사 메시지도 못 내느냐. 노동자의 날에 노동자 격려하면 반기업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여당에서도 대통령 발언이 뭐가 문제냐며 두둔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전선에서 수고하는 간호사 선생님들 고생이 많다고 위로하고 격려한 대통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했다. 고민정 의원도 “대통령의 감사 메시지에 대해 편 가르기라고 떠들썩하다”며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며 놀랐다”고 했다.

반면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은 아마 ‘편 가르기는 내 운명’이라고 얘기하실 듯하다”며 “이런 저열한 술수 말고 진정으로 국민 통합 노력을 시작할 때”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대통령이 썼든 비서진이 작성했든 공식적으로 나온 말과 글은 온전히 대통령의 것”이라며 “책임도 최종 결재를 한 문 대통령 본인이 지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은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행동은 국민 분열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며 “어제 대통령 말씀은 국가지도자가 하실 말씀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근육량 줄며 자세 앞으로 구부정.. 관절퇴행·근골격계 노화 앞당겨

코로나 확산으로 집에서만 지내는 ‘집콕’ 생활이 늘면서 운동량이 부족해 근육이 줄어들었다는 사람이 늘었다. ‘확찐자’에 이어 ‘근감소자’의 출현이다. 고령자는 더 그렇다. 노화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줄어드는 근육인데, 신체 활동이 줄면서 근육 퇴행에 대한 우려가 높다.

나이가 들어 근육량이 줄면 몸의 자세가 앞으로 기울기 쉽다. 척추 골다공증은 앞쪽부터 생겨서 앞쪽 척추 높이가 낮아진다. 자연스레 몸이 앞으로 쏠리며 처진다. 근육 훈련으로 몸을 바로 세우고 균형을 잡는데 필요한 몸 ‘뒷근육’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뒷근육이 퇴화하면 극단적으로 ‘꼬부랑 할머니’처럼 땅만 보고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헬스클럽에 가거나 실외 운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지라, 집에서 엉덩이·척추·허벅지 뒷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실천해야 ‘직립보행’을 유지하며 활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듯한 생활근골격계 노화 앞당겨

현대인들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등 구부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듯한 자세 때문에 우리 몸 뒷근육이 퇴행해 거북목·굽은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책 ’100세까지 바르게 서고 싶다면 항중력근을 키워라‘를 펴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학선 교수는 “구부정한 자세는 보행할 때 필요한 근육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며 “근육 피로를 누적시키고 근육통을 유발하며, 무게 중심 변화에 대한 근육의 대처 능력을 감소시켜 조금만 걸어도 힘들고 넘어질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구부정한 자세는 근육과 관절에 미세한 손상을 일으키고 이것이 누적되면 관절 퇴행도 유발한다. 악순환의 고리는 결국 근골격계 노화를 앞당긴다.

◇주 3~5회는 근육 운동 해야

고령층은 2주만 누워있어도 온몸의 근육이 빠질 정도로 근육 퇴화가 빠르기 때문에 근육 운동은 잊지 않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 이상은 근육 운동을 최소 주 2회 이상 하라고 권장한다. 호서대 물리치료학과 김기송 교수는 “근육 운동은 일주일에 3~5회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근육은 잘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양이 적어지고, 갑자기 운동할 경우에는 근육에 탄력이 없어 근육 파열, 염좌 등의 부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근육 운동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몸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엉덩이 근육

앞으로 구부정한 몸을 바로 세우는 뒷근육 운동은 목, 척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를 중심으로 시행하면 된다.<그래픽>

김학선 교수는 “몸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근육이 바로 엉덩이 근육”이라며 “허리가 굽은 사람을 보면 허리가 굽은 것이 아니라 엉덩이와 허리가 연결되는 힙조인트 부위의 근육이 퇴화돼 있다”고 말했다. 엉덩이 근육은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 가장 빨리 감소한다. 김 교수는 “나이가 들면 바지 엉덩이 부분부터 헐렁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며 “몸 중앙에 있는 엉덩이 근육을 강화해야만 골반과 척추로 이어지는 무게의 중심 잡기와 균형 유지가 원활해진다”고 말했다.

척주세움근(척추기립근)도 척추를 바로 잡고 있기 때문에 강화해야 한다. 척주세움근은 운동도 필요하지만 평소 자세가 더 중요한다. 등이 굽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척주세움근이 과도하게 늘어난 상태가 지속되고, 이 과정에서 미세하게 손상된다. 손상된 근육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지방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은데, 근육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목 근육도 마찬가지. 거북목 자세 때문에 목 근육이 늘어나면 근육 손상 등으로 근육이 질이 떨어지므로 바른 자세와 함께 근육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사로잡힌 유엔군들 ‘눈물의 생존기’

[서울신문]한국전 때 2~4주 걸어 北후방으로 이동
설사 잦자 구운 개뼛가루·비누 등 먹어
제5포로수용소서 하루 평균 28명 사망

선전 동원자, 동료에게 “내 설교 믿지 마”
터키, 서열지켜 음식 균분…사망 1명뿐

1952년 1월 북한에 억류된 유엔군 포로들.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 자료에서 발굴한 사진이다. 연합뉴스
1952년 1월 북한에 억류된 유엔군 포로들.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 자료에서 발굴한 사진이다. 연합뉴스

유엔군. 70년 전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터키 등 21개국 소속 34만명이 낯선 나라 한국의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그들 중 무려 5만 7933명이 전쟁 기간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편으로 유엔군과 관련해 우리가 잘 모르는 역사도 있습니다. 유엔군 포로. 북한군은 유엔군 포로와 관련해 문서를 많이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인원 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기록으로는 5773명의 포로가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외 다수가 식량 부족과 질병, 학살로 희생됐습니다.

3일 육군군사연구소의 ‘한국전쟁기 공산군의 유엔군 포로 관리와 성격’ 보고서에 따르면 6·25 전쟁 중반인 1950년 11월 중공군 개입 후 전선이 38선 일대로 고착화되면서 유엔군 포로 다수가 평양, 평안북도 등의 북한 후방으로 이송됐습니다.

●‘바탄 죽음의 행진’ 능가하는 고통 경험

유엔군 포로들은 2~4주가량 산과 강을 지나는 험난한 여정을 ‘죽음의 행진’으로 불렀습니다. 1942년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항복한 미군과 필리핀군 7만 6000여명 중 1만명가량이 사망한 ‘바탄 죽음의 행진’에 빗대 만든 말입니다. 그런데 미 육군은 유엔군 ‘죽음의 행진’에 대해 “‘바탄 죽음의 행진’을 능가한다”고 공식 기록했습니다. 이유는 갈증과 배고픔 때문이었습니다.

포로들이 물을 마시려면 눈치껏 논밭에 고인 물이나 눈을 먹어야 했습니다. 식사는 하루 2번 아침과 저녁에 옥수수와 콩, 잡곡, 감자 등으로 해결했습니다. 설익고 낯선 음식에 위생 문제까지 겹쳐 수시로 이질, 장염, 폐렴 등의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적개심이 강했던 북한군은 ‘부상병 들것 이동’을 금지시켰습니다. 낙오하면 구타당하거나 사살됐기 때문에 유엔군 포로들은 눈물을 머금고 끊임없이 걸어야 했습니다.

호송하는 북한군은 마을을 지날 때면 밤이라도 주민들을 깨워 “저 따위 미국놈들을 동정해선 안 된다”며 조리돌림을 했습니다. 주민들은 포로들에게 돌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고, 그들은 죽음의 행군을 하다가도 전방으로 이동 중인 중공군에겐 억지로 박수를 보내야 했습니다.

임시 포로수용소는 주로 집과 헛간, 학교, 절, 굴, 방공호, 탄광 숙소 등이었습니다. 포로들은 악명 높았던 이곳을 ‘죽음의 계곡’, ‘콩밥 수용소’, ‘수프 수용소’로 불렀습니다. 1951년부터 휴전 때까지 14개의 ‘영구 포로수용소’가 설치됐습니다. 유엔군은 주로 제1~5포로수용소에 있었고 중공군의 관리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유엔군 포로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수용소에 가면 우유, 꿀, 빵, 치즈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음식은 콩, 옥수수, 수수 등 잡곡으로 만든 테니스공만 한 크기의 주먹밥과 상한 생선 머리를 삶은 국물이 전부였습니다.

●‘상한 생선 머리’가 전부… 굶주린 포로들

북한군과 중공군은 1주일에 2회 머리와 꼬리를 잘라 낸 생선을 보급받았습니다. 유엔군 포로들에게는 눈알과 아가미가 부스러질 정도로 부패한 생선 머리 국물이 전부였습니다.

미 24사단의 윌리엄 중위는 “1951년 초 중국에서 생선 박스가 왔지만 안에는 생선보다 구더기가 더 많았다. 포로들은 배가 고팠지만 생선을 버려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북한군은 삐라(전단)에 ‘음식이 그리 좋진 않지만 전투 현장에 있는 것보단 낫다’고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포로 심문 과정엔 상황이 달랐습니다. 심문소에선 개고깃국, 쌀밥, 계란, 코코아 등과 담배를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심문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다시 수용소 음식으로 바꿔 지급했기 때문에 고통은 계속됐습니다.

6·25 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됐다가 중공군과 교환돼 송환되는 포로들을 미군이 만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6·25 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됐다가 중공군과 교환돼 송환되는 포로들을 미군이 만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정전협정 논의 과정에도 포로를 최대한 많이 살려 두기 위해 고깃국과 두부, 달걀, 설탕, 미역, 마늘, 소금 등의 음식을 주고 ‘포도당 주사’를 놔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다시 음식은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수용소는 설사병 환자에게 “조금만 먹으면 설사를 덜 할 것”이라며 식사량을 줄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유엔군 포로들은 민간요법으로 구운 개뼛가루, 비누를 먹거나 야생 대마초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소금 부족에 시달렸던 포로들은 기온이 높아져 땀을 흘리면 ‘저나트륨혈증’으로 탈진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수용소 내부의 진료소는 ‘시체 안치소’로 불릴 정도로 열악했습니다. 한 사례로 1951년 정전협정 추진 시기 평안북도 벽동군의 제5포로수용소에서 하루 평균 28명이 사망하고 4월에 모든 입원 포로가 사망하자 중공군은 3명분인 항생제 ‘페니실린’ 10병을 제공했습니다. “포도당 주사액과 혼합시켜 30명에게 투약하자”고 주장하는 중공군을 설득해 미군 군의관이 10명에게 주사했는데 투약 환자들은 결국 모두 사망했습니다.

미 25사단 지역에 자국 국기를 세우고 있는 터키 포병대대 병사들의 모습. 연합뉴스
미 25사단 지역에 자국 국기를 세우고 있는 터키 포병대대 병사들의 모습. 연합뉴스

●터키군이 ‘지옥’에서 살아남은 이유

주목할 부분은 터키군 포로의 생존율입니다. 이들 중 사망자는 1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들은 북한군이 계급장을 제거한 뒤에도 서열을 존속시켰고, 군기가 유지돼 음식을 균등하게 분배할 수 있었습니다. 또 포로수용소에서 채소를 재배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했습니다. 미군도 뒤늦게 이런 방식을 따랐다고 합니다.

반면 미군 포로들은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상처와 배설물로 악취를 풍기는 동료를 건물 밖으로 끌어내 동사시키거나 담요 등의 개인물품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낙담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참다 못한 미군 군의관들이 국제적십자사나 유엔군을 통해 식량과 의약품을 공수받는 방법을 제안했지만 수용소를 관리하던 중공군은 “포로들이 더 좋은 대우를 받게 할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악질반동’으로 지목된 포로는 수개월간 지하감옥에 감금하고 협조를 약속해야 풀어 줬습니다. 중공군은 그들을 선전용 포로인 ‘평화의 투사’라고 불렀는데, 이들은 복귀 후 동료들에게 “나는 첩자 임무 수행을 지시받고 다시 수용소로 돌아오게 됐다. 내 설교를 믿지 말라”고 속삭여 중공군의 속셈을 은밀히 알렸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1953년 7월 휴전까지 죽음과 같은 고통을 견뎠습니다. 험난한 여정을 견뎌 낸 그들은 결국 생존으로 승리했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역사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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