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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화재나 구조 현장에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 헬리콥터, 소방청이 헬기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모의로 비행 훈련 장치를 수십억 원을 들여서 개발했습니다.FX마진거래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2년 동안 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는데요.

이유가 뭔지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헬리콥터 한 대가 곤두박질치고, 곧이어 화염과 검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2014년 7월, 세월호 수색을 마친 소방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5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기장은 4천 시간 넘게 비행한 능숙한 조종사였지만 사고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악천후 상황에서 조종석 계기판에 의존하는 ‘계기비행’ 훈련이 부족했다는 게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였습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 소방청은 이듬해 ‘소방헬기 비행훈련장치’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2018년까지 세금 45억원을 들여, 개발을 마치고 교육센터까지 지었습니다.

그런데 2년이 넘도록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준/전 세종대 교수(비행훈련장치 개발총괄책임자)] “정밀한 장비는 계속 써줘야 합니다. 계속 쓰지 않고 있다 보니까 먼지 쌓이고 습기 생기고…”

국토부의 사전 검사가 아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럽 에어버스사의 기종을 모델로 만든 이 장치에 대해 국토부 산하 부산항공청이 에어버스에서 의견서를 받아오라고 하면서 사업이 덫에 걸렸습니다.

제작사의 실제 비행 데이터와 훈련 장치가 얼마나 비슷한지 알아야 하고,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증명이 필요하다는 게 부산항공청의 주장입니다.

한마디로 국내 개발진의 비행시험 데이터를 믿기 어렵다는 속내가 담겨 있습니다.

반면 소방청은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에 대해 다른 회사의 의견서를 받으라는 건 발목잡기라는 입장입니다.

[이창섭/국립소방연구원장] “부산지방항공청에서 지정검사의 요건을 우리가 들어주기 가능하지 않은 요건을 내세우는 게 문제지요.”

결국 소방헬기 조종사들은 6개월마다 6시간씩 이수해야 하는 계기비행 훈련을 받기 위해 전전하고 있습니다.

[한병도/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소방청 조종사들이) 산림청에 가서 훈련을 받아야 됩니다. 빨리 이것(비행훈련장치)을 활용할 수 있도록 소방청과 지방항공청이 조속히 논의를 시작해야 됩니다.”

개발 단계에서는 나몰라라 했던 양대 책임기관이 뒤늦게 줄다리기를 하면서 거액의 혈세가 들어간 장비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김경배·방종혁/영상편집:김가람)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 내 장교 숙소 5단지. 2∼3층짜리 주택 16동과 관리소, 탁아소 등 총 18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 부지는 올해 우리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오면서 시민에 공개됐다. '한국에서 머물렀던 훌륭한 곳이야. 아름다운 추억이 너무 많아 고마운 곳이지'. 이 곳에 산 미군 출신 더글라스 코발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이다. 용산구 제공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 내 장교 숙소 5단지. 2∼3층짜리 주택 16동과 관리소, 탁아소 등 총 18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 부지는 올해 우리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오면서 시민에 공개됐다. ‘한국에서 머물렀던 훌륭한 곳이야. 아름다운 추억이 너무 많아 고마운 곳이지’. 이 곳에 산 미군 출신 더글라스 코발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이다. 용산구 제공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는 ‘홍길동’ 같은 땅이었다. 분명 우리 땅인데 한 세기 넘게 ‘우리 땅’이라 부르지 못했다. 1904년 러일전쟁으로 일본에 뺏긴 뒤 광복 후 미군기지로 사용되면서 시민들은 쉬 발을 붙일 수 없었다.엔트리파워볼

지난 21일 찾은 지하철 중앙선 서빙고역 맞은편 미군기지 내 장교 숙소 5단지. 금단의 땅이던 이 곳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미군의 평택 기지 이전으로 올해 초 이 땅의 소유권을 확보한 정부는 지난 8월, 116년 만에 처음으로 시민에 개방했다. 돌려받은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토대로 용산공원 조성을 추진하며 진행한 첫 공개였다.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 내 장교 숙소 5단지 전경. 용산구 제공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 내 장교 숙소 5단지 전경. 용산구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용산구’로 새 주소

그 결과, 서빙고역 쪽으로 난 높이 2m가 넘는 담장 15m는 허물어졌다. 유모차를 끌고 미군 장교 숙소 부지를 찾은 김미숙(35)씨는 “코로나19로 갑갑했는데 잔디밭도 걷고 이국적인 건물을 둘러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파워볼

5만㎡ 부지의 주소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대한민국 용산구’로 바뀌었다. 땅의 ‘새 주인’이 된 용산구는 지난 16일 이곳에서 특별한 ‘생일 잔치’를 열었다. 성장현 구청장은 ‘용산구민의 날’ 행사에서 “116년 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온 용산의 안방이자 용산공원 부지에서 지자체 행사를 처음으로 열게 됐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벅차다”며 감격해 했다.

시민에 개방된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 내 장교 숙소 5단지에 허물어진 담장 벽돌이 설치돼 있다. 개방 전 숙소를 둘러쌓던 벽돌이다. 용산구 제공
시민에 개방된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부지 내 장교 숙소 5단지에 허물어진 담장 벽돌이 설치돼 있다. 개방 전 숙소를 둘러쌓던 벽돌이다. 용산구 제공

대사관 직원 숙소 공원 밖 이전 주도

정부는 미군장교 숙소 부지 등 용산기지를 활용해 여의도 면적(윤중로 안쪽)과 비슷한 300만㎡에 국가공원인 용산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 부지와 엮어 남산부터 용산공원 그리고 한강을 잇는 남산~한강 녹지 축을 2027년까지 구축하는 게 큰 틀이다.

이 과정에서 구는 큰 역할을 했다. 성 구청장은 국립중앙박물관 옆 공원 북쪽에 들어설 예정이던 미 대사관 직원 숙소를 공원 밖 한강로동 개발단지로 이전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공원 녹지 축이 끊기는 것을 막은 셈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꾸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와 별도로, 2018년부터 64명으로 구성된 공원 조성 TF를 꾸려 일군 성과였다.

구는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희망의 통일 공원’을 모토로 공원 조성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공원 부지 내 미군 잔류 시설인 드래곤힐호텔 공원 밖 이전.

성 구청장은 “국가공원인 만큼 미군이 운영하는 호텔은 공원 밖으로 재배치돼야 한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의 동맹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용산이나 서울 시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현실적인 방안 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활용하던 아리랑 택시 부지를 직접 반환받은 경험을 살려 보다 ‘온전한 공원’ 조성을 위한 대안을 찾겠다는 게 목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강원도 오대산 가을 산행
구도자들이 걷던 9km 옛 숲길
태풍 피해 컸지만 탐방객 줄이어
부처 사리 모신 산사에도 가을빛

마음을 달래는 신묘한 힘을 숲은 품고 있다. 울창한 숲에서 한나절 보내는 것보다 위로와 평온을 주는 일도 없을 테다.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숲, 가을빛으로 물든 심심산곡의 암자라면 그 위력이 더 강하다. 강원도 오대산 국립공원. 가을이 깊어진 그 숲길을 걸으며 다시 한번 깨달은 사실이다.


걷기 좋은 옛길

상원사 초입에서 만난 단풍. 불타오르듯 색이 선명하다.
상원사 초입에서 만난 단풍. 불타오르듯 색이 선명하다.

올가을 한반도의 단풍이 예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지난여름의 큰비와 늦더위로 인해, 얼룩덜룩 반만 색이 들었다가 잎이 말라버리는 경우가 허다해져 버렸다. 그래서 오대산 선재길을 찾았다. 올가을에는 확실한 단풍 명소로 가야 실패가 없다.

남녘의 양지바른 들에서부터 북벌하는 봄과 달리, 가을은 북녘의 산머리에서부터 내려온다. 강원도 안쪽으로 들수록 가을 기운이 완연하더니, 오대산은 이미 한가을이었다. 오대산은 전 국민이 다 아는 가을 단풍 명승이다. 가을마다 단풍 산행객이 줄을 잇는다. 지난여름 태풍 피해로 탐방로 일부(상원사~동피골, 3.6㎞)가 끊겨버렸는데도, 주말마다 1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들고 있다.

월정사 금강루의 가을 모습.
월정사 금강루의 가을 모습.

오대산의 너른 품 한복판에 천년 고찰 월정사와 말사인 상원사가 있는데, 두 사찰을 잇는 길이 선재길이다. 대략 9㎞ 길이의 숲길. 평탄한 흙길이지만, 3시간이 족히 걸린다. 매표소 어귀 월정사 일주문에서 시작해 전나무숲을 거쳐 선재길로 드는 게 보통이다. 1㎞ 길이의 전나무숲은 아름다운 숲길로, TV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워낙 유명한 장소. 40m 높이의 전나무 2000여 그루가 빼곡히 도열한 채 가을 손님을 맞고 있었다. 월정사 경내도 가을빛이 진했다. 사천왕문과 금강루 사이의 단풍나무가 유난히 붉고 풍성했다.

김재부(48) 오대산국립공원 자연환경해설사가 “훤칠하고 이름난 나무는 없지만, 온갖 잡목이 뿌리내린 숲길이라 단풍 빛깔이 더 다양하고 화려하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본격적인 선재길은 월정사 부도밭 너머 ‘회사거리’서부터. ‘깨달음, 치유의 천년 옛길’이라 새긴 안내판이 선재길에 들었음을 알렸다. 선재길은 뿌리 깊은 옛길이다. 1960년대 말 월정사와 상원사 사이에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신도가 오가던 비밀스러운 숲길이다. 한동안 ‘천년 옛길’로 불리다, 국립공원공단과 월정사가 옛길을 복원하면서 2013년 ‘선재길’이란 정식 이름을 달았다. 『화엄경』에 등장하는 ‘선재동자’에서 이름을 빌려왔단다.

선재길을 걸었다. 사박사박한 흙길, 평탄한 데크길이 대부분이라 단풍 구경하며 산책하듯 거닐 수 있었다. 중간 중간 쉼터가 있었지만, 계곡의 너럭바위에 앉아 여유를 부리는 이들이 더 많았다.

오대천 상류 ‘보메기’ 주변으로 단풍이 화려하다.
오대천 상류 ‘보메기’ 주변으로 단풍이 화려하다.

오대천 상류 ‘보메기’는 일제 강점기 자원 수탈의 현장이다. 오대산에서 벌목한 나무를 이곳에서 띄워 한강으로 보냈단다. 그 너른 개울에도 가을에 내려와 있었다. 바람결에 짙푸른 하늘과 붉은 단풍이 시시각각 수면 위를 물들였다. 개울에 드리운 단풍에 넋을 놓고 잇는 순간, 눈 앞에서 수달 가족이 날랜 몸놀림으로 오대천을 휩쓸고 지나갔다. 수달도 단풍놀이에 동참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순례자의 길

지난여름 잇따른 큰비와 늦더위의 영향으로 이번 가을 한반도 단풍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오대산·설악산 등 유명 산이 그나마 체면치레 중이다. 오대산 비로봉 중턱 중대 사자암에서 바라본 오대산의 모습이 그저 곱다. 울긋불긋 온화한 가을빛이 들었다.
지난여름 잇따른 큰비와 늦더위의 영향으로 이번 가을 한반도 단풍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오대산·설악산 등 유명 산이 그나마 체면치레 중이다. 오대산 비로봉 중턱 중대 사자암에서 바라본 오대산의 모습이 그저 곱다. 울긋불긋 온화한 가을빛이 들었다.

선재길은 상원사에서 끝나지만, 또 다른 길이 꼬리를 문다. 오대산 정상으로 통하는 비로봉 코스는 산악인보다 불자가 더 많이 오르는 길이다. 상원사의 산내암자인 적멸보궁(보물 제1995호)이 있어서다. 오대산은 이른바 불교 5대 성지로 통한다. 신라의 승려 자장(590~658)이 중국 오대산에서 진신사리(석가모니의 사리) 일부를 가지고 돌아와 비로봉 중턱에 모셨다고 전해지는데, 그곳이 바로 적멸보궁이다. 『삼국유사』에도 그 기록이 남아있다. 선재길이 단풍 명소로 이름을 날리기 전부터 불자들이 그 길을 밟고, 도로를 내 산을 거슬러 올랐던 이유다. ‘적멸’은 불교 용어로 모든 번뇌가 사라진 경지를 뜻한다.

상원사에서 적멸보궁(1189m)까지는 대략 1.7㎞의 비탈길. 돌계단과 돌상이 늘어서 있어 헤맬 걱정은 없었다. 단풍은 이미 등산로 초입부터 그윽했다. 30분쯤 걸었을까. 적멸보궁의 수호암자인 중대 사자암에 닿았다. 험준한 비로봉 비탈에 절집 다섯 채가 계단식으로 틀어 앉아 속세를 굽어보고 있었다. 가히 울긋불긋한 단풍 숲 위로 암자가 두둥실 떠 있는 형국이었다.

선재길은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길이다. 본디 깨우침을 얻으려는 스님과 불자를 위한 길이다.
선재길은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길이다. 본디 깨우침을 얻으려는 스님과 불자를 위한 길이다.

예서 적멸보궁까지는 10분이 더 걸렸다. 탐방객이 늘어선 선재길과 달리 부처를 만나러 가는 길은 인적도 없이 적막했다. 아직 하산하지 못한 단풍만이 중생을 반겼다. 적멸보궁은 차림이 소박했다. 작은 불당과 사리탑이 전부. 진신사리를 모신 공간이어서 불상조차 들이지 않았단다. 갖가지 소망을 붙인 연등만이 불당에 매달려 요란히 흔들렸다.

“스님, 세상이 이러니 마음이 어수선해 왔습니다” 적멸보궁에서 마주친 스님은 너그러운 미소로 합장할 뿐 말이 없었다.

오대산 국립공원 탐방로
오대산 국립공원 탐방로

적멸보궁과 중대 사자암에서 바라본 오대산은 산에서 내려온 뒤에도 좀처럼 잊히지 않았다. 그저 깊고도 고요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온화한 가을빛을 내고 있었다.

오대산=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gnhyung@joongang.co.kr

추미애의 총장 지휘권 박탈 비판
“야당 정치인 수사 상당히 진척
장관 지휘권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추 “사의 유감, 조만간 후속 인사”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사건을 수사 중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이 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사건을 수사 중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이 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수사 지휘자인 박순철(사법연수원 24기) 서울남부지검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결정을 공개 비판하면서 사퇴했다. 박 지검장은 윤 총장 장모를 기소한 데 이어 추 장관 취임 이후 승진을 거듭해 ‘추미애 사단’으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박 지검장은 22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찰총장 지휘 배제와 관련한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추 장관은 라임 사건과 관련해 야당 정치인 금품수수 및 검사 향응 접대 의혹에 대한 의도적 부실수사 의혹 등을 이유로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윤 총장 및 가족, 측근 관련 4개 사건도 수사지휘 배제 근거로 함께 제시됐다.

박 지검장은 이 중 검사 향응 의혹 부분에 대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일 국정감사 때도 “수사 과정에서 ‘검사 비위’ 관련 진술은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현직 검사 3명에게 술접대를 했고. 이 내용을 검찰에 얘기했지만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촉발했다. 박 지검장의 주장은 김 전 회장 주장에 대한 반박이면서 동시에 추 장관 조처의 부당성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야당 정치인에 대한 의도적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지난 5월 전임 검사장이 면담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총장께 보고했으며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다. 저를 비롯한 전·현 수사팀은 당연히 수사해 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도적 부실수사)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 가족 사건 수사 지휘에서 윤 총장을 배제한 데 대해서도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처가)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해 왔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은 수사지휘권 남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 표명으로 이어졌다. 박 지검장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검찰권 행사가 위법하거나 남용될 경우에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며 “그래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검사가 아닌 검찰총장에게만 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05년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이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한 뒤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전례를 소개한 뒤 “당시 평검사였던 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김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때와 상황은 다르지만 이제 검사장으로서 당시 제 말을 실천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한 검사는 댓글에서 “사기꾼의 말 한마디에 정치권은 검사들을 범죄조직 취급을 하고 있다. 외풍에 든든한 바람막이가 돼야 할 장관께선 이에 동조해 총장과 검사들을 거짓말쟁이 취급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중대한 시기에 독립되고 철저한 수사에 관한 책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해 유감스럽다. 수사팀에 흔들림 없이 진실 규명에 전념할 것을 당부드리며, 금명간 후속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민·나운채·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긴급사용 승인 5개월만..트럼프에게도 투여된 약이지만 WHO는 ‘치료효과 글쎄’

길리어드사이언스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길리어드사이언스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가 미 보건당국의 정식 사용 승인을 받았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다는 정식 허가를 내줬다고 CNBC방송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5월 FDA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지 5개월 만이다.

이로써 렘데시비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승인받은 최초이자 유일한 의약품이 됐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대유행 시작부터 길리어드는 글로벌 보건 위기의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며 “1년도 안 돼 미국에서 이 약을 필요로 하는 모든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다는 FDA 승인을 얻게 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정맥주사 형태의 약이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여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AP/길리어드사이언스=연합뉴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AP/길리어드사이언스=연합뉴스]

이달 초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의 회복 기간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5일 더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여된 여러 치료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에서는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치료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또 경증 환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효험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회사 측은 연말까지 200만명 투여분 이상을 생산하고, 내년에 수백만회분을 추가로 더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길리어드는 이달 말까지 렘데시비르 생산량이 글로벌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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